"가슴 뛰는 일 하고싶어 스탠퍼드 의대 중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지저스 역을 맡은 마이클 리는 “주변에서 지저스 역이 저에게 너무 잘 어울린다며 농담처럼 ‘마이클 교’를 만들라고 한다”며 웃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차분하고 진중한 연기와 대표 넘버 ‘겟세마네’를 열창하는 그에게선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의 모습이 엿보인다. ‘지저스…’ 팬들도 그의 지저스 역을 “홀리(holy)하다”고 평가한다.
19일 만난 마이클 리는 “‘지저스…’는 고향 같은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 전까지 한국과 미국을 합쳐 ‘지저스…’ 무대에 약 420회 섰다. 맡은 역할도 지저스뿐만 아니라 유다, 시몬, 빌라도 등 다양하다.
그는 “예수가 느꼈을 많은 감정들, 예를 들어 제자의 배신에서 오는 감정 등을 드러내지 않되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늘 스스로 자제하며 무대에 오른다”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4학년이던 1995년, 그는 돌연 흰 가운을 벗어던지고 뮤지컬 ‘미스 사이공’ 투어 프로덕션의 투이 역을 꿰차며 배우로 변신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미스 사이공 오디션에서 그가 선택한 곡은 ‘지저스…’ 중 유다가 부른 ‘마음속의 천국’이었다.
“아버지와 형 모두 의사인데, 제가 배우가 된다고 하자 가족의 반대가 굉장했어요. 하지만 남들 보기에 그럴싸한 직업 때문에 가슴이 시키는 일을 포기할 수 없더라고요.”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그는 이후 ‘지저스…’ ‘알라딘’ ‘태양의 서곡’ ‘왕과 나’ 등 유명 작품에서 주·조연을 두루 맡았다. 10월에는 브로드웨이 48번가 롱에이커 극장에서 초연되는 뮤지컬 ‘얼리전스’에도 캐스팅돼 3년 만에 미국 무대에 복귀한다. “영화 ‘스타트렉’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조지 다케이, ‘미스 사이공’으로 유명한 필리핀 출신의 뮤지컬 스타 레아 살롱가 등이 함께 출연해요.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에 거주했던 일본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과 억압을 다루죠. 저는 미국 시민권자들과 맞서 싸우는 일본계 미국인 리더 ‘프랭키’ 역을 맡았습니다.”
최근 한국에 머무른 3년을 제외하곤 태어나서부터 줄곧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아직 한국말이 서툴다. “노래로 대사를 하는 ‘송 스루’는 가창력으로 커버가 되지만, 일반 대사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전달력이 어색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얼리전스 공연을 끝낸 뒤 다시 한국 무대로 복귀할 겁니다.”
‘지저스…’는 9월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5만∼14만 원. 1577-336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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