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벌레만 하버드 합격? 자신만의 특색 없으면 힘들어"

2015. 6.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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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첫 동문회장된 폴 최 변호사
[동아일보]
“하버드는 세상에 대한 ‘엄청난 책임(tremen-dous responsibilities)’이 있습니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의 첫 한국계 미국인 동문회장으로 선출된 폴 최(최정열·51·사진) 변호사는 19일 오후(현지 시간)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버드대의 사회적 소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3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최 변호사는 1986년 하버드대 경제학과, 1989년 하버드 로스쿨(법과대학원)을 졸업했고 현재 미 시카고 대형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파트너이다. 2002년 경제 전문지 크레인스가 뽑은 ‘성공한 40세 미만 4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버드는 무엇보다도 최고의 연구 기관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여러 분야의 가장 복잡한 이슈들을 마주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지역공동체, 비즈니스, 정부,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들을 길러내는 것도 또 하나의 사명입니다.”

그는 ‘왜 하버드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1982년 입학할 때는 그냥 ‘최고 대학 중 하나’라는 명성밖에 모르고 지원했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많은 사전 정보를 얻는 요즘과 너무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최홍영 전 위스콘신대 의대 교수)를 따라 의사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 하버드에서 너무도 많은 걸 배웠고, 평생의 친구들을 얻었고, 인생의 진로도 새로 설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버드 친구와 동문 선후배 중에는 흥미로운 사람이 너무도 많다. 그들과 대화하는 건 늘 즐거운 일이고, (졸업생에겐) 큰 보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큰 충격을 줬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동시 합격을 거짓으로 꾸민 한국인 여고생’ 파문에 대한 그의 견해가 궁금했다. 서너 차례 반복해 물었지만 끝내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그 대신 ‘하버드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과 자녀의 하버드 진학을 소망하는 학부모들에게 조언해줄 말이 없느냐’는 질문은 피하지 않았다.

“하버드대에 입학하기 어려운 (진짜) 이유를 잘 알아야 합니다. 하나의 합격 공식이나 방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과 성적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합격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선천적 재능이 탁월한 학생이 뽑히기도 하고, 독특한 능력이 있는 학생이 선발되기도 합니다. 정말 다양한 학생들이 (다양한 기준으로) 선발됩니다. 그래서 ‘이러면 하버드에 합격한다’고 조언하기도 어려운 겁니다.”

특정 분야의 능력만 보고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만큼 자신만의 특장을 개발해야 하버드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외아들 데릭 씨(19)는 현재 하버드대 2학년생. 그 아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자 답변 대신에 시카고트리뷴 기사를 e메일로 보내왔다. ‘일리노이 주 최고 고교생 10명’을 소개한 내용이었다.

“하버드대 진학이 확정된 데릭 최 군의 지적(知的) 열정은 전통적인 생각으론 쉽게 연결되지 않는 주제들 간 연결 고리를 발견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면 정보기술의 시각에서 영어(어학)를 탐구하고, 철학적 관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는 식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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