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 이야기라 하고 싶었다"

2015. 6. 1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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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베어 더 뮤지컬' 연출가 인터뷰

국내 초연 '베어 더 뮤지컬' 연출가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어떤 의미에선 바로 그런 편견을 경험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17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 '베어 더 뮤지컬'(bare the musical·이하 '베어')의 이재준(37) 연출가는 최근 용산구 한남동의 한 극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내가 남자치고는 키가 작고, 나이에 비해 어려보여 무시당할 때가 많다"면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이 뮤지컬의 연출을 맡은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나이보다 몇 살은 어려보이는 외모를 지닌 그는 자신의 키를 168㎝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출은 "자라면서도 그렇고, 지금도 교통사고만 나도 상대 운전자가 우습게 본다고 느낄 때가 있다"면서 "이 작품을 통해 제가 겪은 것과 같은 '편견'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베어'는 미국 남부의 한 가톨릭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이 학교에 다니는 피터와 제이슨 두 남학생의 사랑과 정체성 고민을 록음악에 얹어 그려낸 미국 작품이다.

피터와 제이슨은 '커밍아웃'을 놓고 대립하고,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둘 사이가 외부에 공개되고 만다. 이로 인해 둘은 헤어지지만 공교롭게 학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주인공으로 서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제이슨은 환각제를 복용한 채 무대에 섰다가 마치 극의 내용처럼 피터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는 게 큰 얼개다.

이 연출은 이 작품을 "저처럼 편견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동성애자들이 겪는 편견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시아계 학생 등 주변인물을 통해 동성애가 아닌 또 다른 측면에서의 편견도 꼬집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 연출은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주변인물의 캐릭터를 살리려고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연출하면서 저 스스로는 편견이 없었나 돌아보게 된다"면서 "배우들도 같은 이야기들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동성애부터 마약, 자살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이 작품이 국내 현실과 동떨어진 것 같다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내 주위에 있지 않다고 그런 일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생각 또한 편견이라는 것이다.

이어 "우리가 겉으로 보는 게 다가 아닐 수 있다. 겉만 보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이 작품으로 서로가 서로를 조금 더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해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해외 작품을 국내 처음으로 올리다 보니 자신의 의도를 작품에 온전히 싣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저작권 등의 문제로 각색에 제한이 있어서다.

그는 "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아쉬운 점이 있지만 원작자들의 의도를 그대로 전하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의 중요한 이야기를 담은 1, 2막 마지막 장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신경 써 봐달라"고 귀띔했다.

오는 8월 23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은 공교롭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엘리자벳', '데스노트', '아리랑' '명성황후' 등 대형 뮤지컬과 일정이 맞물린다.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유도소년', '유럽블로그', '머더발라드' 등의 작품을 통해 연출가로 인정받은 그지만 이런 상황은 부담스러울 만하다.

그러나 이 연출은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작품의 흥행은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작품과 소재도, 관객층도 굉장히 다르다.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냥 제일에만 열심히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만 15세 이상 관람가. 티켓 가격은 6만6천~8만8천원.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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