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마도로스 이어가요"

2015. 5. 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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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터뷰] 한진해운 새내기 이주홍씨

외화벌이 송출선원 할아버지원양어선 등 탄 아버지 이어외항선 3등기관사로 승선 앞둬

한진해운 3등기관사 이주홍(23)씨는 3대째 배를 타게 된 새내기 선원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1960년대 말 외화벌이 송출선원 1세대로 원양어선을 탔고, 아버지는 원양어선과 광탄선(광석·석탄운반선)을 탔다. 그도 목포해양대를 졸업하고 올해 초 입사해 마침내 선원이 됐다.

그의 할아버지가 배를 타던 1960년대는 한국 외항선의 화물적재총량이 10만t 정도로 세계 100위권 해운국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약 8천만t 규모로 50년 사이에 800배로 성장했다. 특히 선박의 엔진이나 보일러, 갑판의 기계와 전기장치를 관리하는 3등기관사의 처지에선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덕분에 선박 기계설비가 현대화돼 업무가 과거에 비해 편해진 것도 큰 변화다.

"제가 배에서 실습하고 있을 때 아버지께서 찾아오신 적이 있는데, 아버지는 컴퓨터로 선박 각 기기들이 실시간 모니터링되고 제어되는 시스템을 신기해하셨습니다. 기관실 무인화 체계를 설명드리니 '요즘 기관사들은 당직을 안 서도 돼 배타기 참 편해졌겠다'며 놀라워하셨어요."

그보다 앞서 선원의 길을 걸었던 인생 선배로서 아버지는 '근로기회의 소중함'을 자주 강조했다고 한다.

"1970년대 변변한 직업이 별로 없던 시절, 달러를 버는 송출선원이라고 하면 주위에서 엄청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이는 청년실업률이 구제금융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3포세대, 5포세대라는 단어까지 나오는 현시대를 살고 있는 제게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어요."

이씨는 대학 4학년 현장실습을 위해 배를 타기 직전에 세월호 사고가 터져, 선원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원들이 자기 역할을 방기한 데 대해 선원이 될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컸습니다. 타이타닉호 사고 이후 선박 안전과 해상의 인명 안전에 대한 국제 기준이 개선된 만큼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에 안전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기를 바랍니다."

그는 "어떤 선원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선박은 한 사람의 뛰어난 천재가 아니라 다수의 근면성실한 사람들이 모여 팀웍을 이룰 때 안전항해, 정시운항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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