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오랜 국가적 악몽이 끝났다"

2015. 5. 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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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현직 대통령, 레터맨 고별방송에 영상메시지로 농담
[동아일보]
20일 미국 CBS 간판 심야 토크쇼 ‘레이트 쇼’의 고별방송을 진행하는 데이비드 레터맨. CBS 홈페이지 캡처
역시 33년간 미국인들의 웃음을 책임진 토크쇼 대부의 고별방송다웠다.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직 대통령들이 잇달아 영상 메시지를 보내 “우리의 오랜 국가적 악몽이 끝났다”고 근엄하게 선언하더니, 마지막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등장해 이렇게 이유를 알려줬다. “(정치 풍자로 우리를 괴롭히던) 레터맨이 은퇴한다(Letterman is retiring)!”

CBS ‘레이트 쇼(Late Show)’의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68)이 20일 방송을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는 미국 TV 역사상 최장수 심야 토크쇼 진행자로 통한다. 1982년 NBC 방송 ‘레이트 나이트’로 데뷔한 뒤 1993년 CBS로 자리를 옮겨 줄곧 레이트 쇼를 맡아 왔다.

20일 마지막 방송 녹화장인 뉴욕의 에드 설리번 극장은 고별인사를 하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8일 개인 트위터 계정을 연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당신 없는 TV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마지막 방송은 특정 게스트 없이 레터맨의 방송 인생을 되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평소 친한 유명인 10명이 차례로 나와 ‘레터맨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방송인 바버라 월터스를 비롯해 짐 캐리, 앨릭 볼드윈 등이 함께했다.

레터맨은 1992년 제이 레노에게 밀려 NBC 토크쇼 ‘투나이트 쇼’ 진행자에서 물러난 것에 빗대 “아무래도 ‘투나이트 쇼’ 진행자로 가지 못할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쇼 말미 분위기가 숙연해지자 레터맨은 “내 장례식에서 슬퍼할 몫도 남겨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팬들을 위로했다. 이어 늘 하던 클로징 멘트로 방송을 마쳤다. “고맙습니다. 좋은 밤 보내세요(Thank you and goodnight).”

지금까지 레터맨이 진행한 방송 횟수는 총 6028회. 맞이한 게스트는 1만9932명에 달한다. 전현직 대통령부터 마돈나, 톰 크루즈, 밥 딜런까지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두루 거쳐 갔다. 한국에서는 걸그룹 소녀시대와 배우 김윤진이 출연했다. ‘방송계의 아카데미’인 에미상 후보로 112회 올랐고 그중 16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레터맨의 후임은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스티븐 콜베어로 9월부터 방송된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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