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타고 나홀로 세계일주 "210일 만에 땅 밟아보네요"

2015. 5. 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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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진 선장, 16일 귀항.. 세계 6번째 성공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는 것은 짙은 푸른 바다뿐. 얘기를 나눌 사람도, 음식을 함께할 사람도 없다. 가끔씩 대형 고래가 요트 주위를 돌며 숨구멍(분수구멍)으로 물을 뿜어내고 밤에는 야광 플랑크톤들이 요트의 불빛과 어우러져 스스로의 몸을 밝힌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온세상을 다 가진 듯하다. 마침 때맞춰 시원한 바람도 불어준다.

남자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마도로스'. 그것도 혼자서 어느 항구에도 정박하지 않고 도움도 없이 세계를 일주한 마도로스가 있다.

김승진 선장(54.사진)이 지난해 10월 19일 충남 당진 왜목항에서 자신의 애마요트인 '아라파니호'를 타고 세계 일주에 나선 지 210일 만인 16일 다시 그 장소로 돌아온다.

적도를 지나 피지, 칠레 케이프 혼,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을 거쳐 다시 왜목항으로 돌아오는 무려 약 4만1900㎞(2만2600해리.부산~서울 왕복 50회 거리)를 홀로 운항하는 도전이었다.

김 선장의 항해가 위대한 것은 단독.무기항.무원조라는 점이다. 말 그대로 모터가 아닌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세일링 보트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하며 어떤 항구에도 정박할 수 없다. 다른 배의 도움도 받지 않아야 하고 혼자서 7개월여 동안 외로운 시간을 이겨내야 한다.

힘겨운 탓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김 선장을 포함하면 6명밖에 되지 않는다. 1969년 영국인 로빈 녹스 존스톤이 세계 최초 스타트를 끊은 이후 1974년 일본, 2010년 호주, 2013년 중국.인도에서 각각 성공한 것이 40여년 동안 전부다.

단독.무기항.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 도전이 공식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적도를 2회 이상 통과하고 모든 경도를 한쪽 방향으로 지나야 한다. 항해거리는 4만㎞(2만1600해리) 이상을 기록해야 한다. 김 선장은 이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다.

그는 국내외 다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프로듀서 경력을 가진 탐험가로, 2001년 요트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살려 항해 전 과정을 스스로 촬영해 기록으로 남겼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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