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언 따라' 직장도 관두고 20년간 어머니 병간호

입력 2015. 5. 8. 14:31 수정 2015. 5. 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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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의장 표창 이명호씨.."주어진 조건서 최선 다하면 가능"

전주시의장 표창 이명호씨…"주어진 조건서 최선 다하면 가능"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마지막 눈 감으실 때까지 어머니를 잘 돌보라는 말을 남기셨던 아버지의 말씀을 따랐을 뿐 효자는 아닙니다."

전북 전주에 사는 이명호(60)씨는 올해로 20년째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86)를 극진히 돌보고 있다.

3남 2녀 중 차남인 이씨는 다른 형제에게 어머니 봉양을 미루지 않고 20년째 묵묵히 간호인 한 명 없이 어머니를 병간호하고 있다.

그는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가 남긴 '어머니를 남의 손에 맡기지 말고 잘 돌봐야 한다'는 유언 한 마디를 허투루 듣지 않고 지금껏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때론 너무 힘든 나머지 요양병원에 맡길까 고민도 하고 3∼4번 병원을 찾기도 했지만, 홀로 남으실 어머니가 눈에 밟혀 번번이 '병원행'에 실패했다.

그는 "아버지 생전에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는데 아버지는 살아 계실 때도 남의 손에 어머니를 맡기는 것을 무척 싫어하셨다"며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셨을 때 어머니를 보았을 때 그 말이 가슴에 남았다"고 20년째 효행을 해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원래 직업인 경찰을 그만두기까지 했다.

평소 직장생활을 성실히 하던 그가 돌연 퇴직을 하자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그 뒤 그의 생활은 온전히 어머니를 돌보는데 바쳐야 했다. 대신 경제생활은 형제들의 도움과 조그만 가게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충당했다.

지인들은 멀쩡한 직장까지 관두며 어머니를 돌보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씨는 이런 생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네에서 효자로 소문이 난 그는 모임이나 친구들을 만날 때도 어머니 생각에 오후 10시 전까지는 반드시 집으로 향한다.

이씨는 "제 행동이 옳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효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다만 제 환경과 조건이 어머니를 모실 수 있기 충분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모셔왔다"며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도 안다. 그냥 주어진 조건에서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효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전주시에서 열린 어버이날행사에서 그동안의 효행을 인정받아 전주시의회 의장 표창을 받았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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