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려 얘기 하다 둘 다 울었죠.. 고향서도 '전국노래자랑' 했으면"

권승준 기자 2015. 5. 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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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영원한 현역' 송해와 評傳 낸 오민석 단국대 교수

"제목은 제가 지은 겁니다. 저는 '딴따라' 맞습니다. 불어 '팡파르'와 '딴따라'라는 말이 비슷하잖아요. 팡파르는 스타들이 나올 때 하는 것이니 자부심이 있죠. 예전엔 '딴따라'라는 말에 한이 서렸는데 지금은 다르잖아요."

'영원한 현역' 송해(88)는 자신의 삶을 기록한 자신의 평전에 '나는 딴따라다(스튜디오본프리)'라는 제목을 붙였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1년간 송해를 밀착취재했다. 그렇게 송해의 입을 통해 나온 88년 인생을 한 권 책으로 정리하니 그대로 전후(戰後) 대한민국 대중문화 발전사와 겹쳤다. 한 사람의 인생이 한 분야 역사의 일부가 된 행복한 케이스다.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 교수는 "평전 작업 때문에 이야기하다가 둘 다 같이 우느라 중단된 적이 많다"며 "선생님의 삶에는 웃음과 눈물, 고통과 환희가 있다"고 했다.

송해는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4 후퇴 때 남한으로 온 실향민이다. 원래 이름은 송복희. 배를 타고 남으로 피란 오면서 인생이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예명을 '송해'로 붙였다. 6·25 전쟁 때 통신병으로 복무했고, 제대 후 1955년 악극단 가수가 됐으니 올해로 데뷔 60주년이다. 1988년부터 진행해온 KBS '전국노래자랑'으로 전국에 안 가 본 곳이 없지만, 고향 땅은 밟아 보지 못했다. 송해는 지난 1일 출판기념간담회에서 "고향에서 '전국~노래자랑!'이라고 외쳐 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했다.

오 교수와의 인연은 20여년 전 단골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만난 것이 계기다. 이들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졌다. 송해는 지금도 소주 1병은 거뜬히 마신다. "만날 때마다 선생님과 술을 마신 덕에 선생님도 한동안 잊었던 이야기를 모두 기억해내신 것 같아요."

책은 시대순이 아니라 교차 편집 형식으로 구성했다. 송해의 삶이 시간순으로 진행되는 중간 중간 현재의 모습을 넣었다. 반은 사람들이 잘 아는 그의 모습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무대 뒤의 삶이다. 송해는 그 평전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오 교수가 제 삶을 아주 영화처럼 쓰셨어요. 저를 다룬 영화가 나온다면 제가 출연해야죠. 젊은 시절 역할은 김수현을 시키고, 여배우는 전지현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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