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4억으로 400억원 김봉수 카이스트 교수 | "케인스 투자기록 깬 자부심 뿌듯"

2015. 4. 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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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주식투자로 생전 현재 가치로 300억원 정도 되는 돈을 벌었다. 케인스 사후 교수직을 그만두고 금융업에 뛰어들어 거부가 된 이들은 몇 있지만 현직 교수로는 케인스가 최고였다.

국내에서 케인스의 투자 기록을 뛰어넘은 이가 나왔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렇다. 바로 얼마 전 부산방직 5% 지분 공시로 이목을 끈 김봉수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56)다. 지난 3월 말 대전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운용자산은 400억원대 정도다. 현직 교수로 케인스의 기록을 넘어선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화학을 전공한 김 교수가 어떻게 투자의 세계에 뛰어들게 됐을까. '본업인 학문을 소홀히 하다 한눈팔게 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은 접자. 그는 지난 2011년 화학학회에서 매년 딱 1명에게 수여하는 학술대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보유 중인 특허만 60개가 넘는다.

"매년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데 열중했는데 그동안 자연과학을 공부하면서 체득한 지식을 주식시장에 접목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이 발단이 됐다." 2005년 모아둔 종잣돈에 대출까지 얹어 만든 4억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처음 투자했던 종목은 현재도 적잖은 지분을 갖고 있는 의류업체 에프앤에프(F&F)와 메가스터디다. 투자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1억원을 벌었고 차츰 포트폴리오를 늘려가 그해 연말에는 8억원까지 불렸다. 이후 그가 올린 수익률은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논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자를 잠시 쉬어야 했던 2006년이 30%로 가장 수익률이 낮았다. 그때를 빼고는 매년 200~300%대 수익률을 올렸다.

그는 도대체 어디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것일까.

김 교수는 "한마디로 딱 요약할 수는 없다. 수십 년간 자연과학을 공부하면서 체득한 전략적인 방법론과 인문학 지식, 그리고 개인적인 삶의 과정에서 몸에 밴 지혜,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자연과학 원칙 증시에 접목하고픈 호기심 채권 같은 주식 즐겨, 남과 다른 관점 중요

물론 그에게도 몇 가지 투자 원칙은 분명히 있다. 첫째, 하방이 확고하고 상방이 뚫려 있는가를 따져본다. 이익이 보장된 채권 같은 주식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배당률이 4%인 주식이라면 지금 당장 실적은 안 좋더라도 현재 금리(1.75%)에 비춰보면 하방은 확고하다. 두 번째로 유통 물량이 작은 코스닥 종목을 주로 투자한다. 또 한 가지. 돈을 쥔 자들의 의도를 간파하려 애쓴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정책 방향이고 다음으로 중요한 건 투자한 회사 대주주의 의도다.

"당국이 국민들의 가처분 자산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때 개인투자자도 군중심리를 극복한다면 얼마든지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늘 남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03호(2015.04.15~04.2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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