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위한 여행사 설립 꿈꾸는 지체장애 대학생

2015. 4. 5. 06: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양보람 씨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양보람 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경희대 문화관광콘텐츠학과 10학번 양보람(26·여) 씨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꿈을 갖고 있다.

꿈은 전공을 살려 여행사를 창업하는 일인데, 특이하게도 장애인을 위한 여행사를 세우는 것.

거동이 쉽지 않은 장애인을 위한 여행사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들도 때때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욕구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양씨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저 노는 것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할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훗날 기회가 된다면 나처럼 휠체어를 타는 사람도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여행사를 차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여름 졸업을 앞둔 양씨도 전동휠체어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기 어려운 지체장애인이다.

그러나 봉사 활동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고 학과 부회장까지 역임하는 등 장애에 굴하지 않고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다.

그는 "나에게 장애는 불편하고 힘들기는 하지만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를 부정하면 나만 힘들어지므로 장애가 있는 것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양씨는 특히 지난 2013년 이후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다. 이 가운데 두 번은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모아 혈혈단신으로 출국길에 올랐다고 한다.

그는 "언젠가는 부모님 곁을 떠나 독립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외국에서 홀로서기에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에서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으로부터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최근 '장애인도 갈 수 있는 관광지'를 주제로 한 논문 계획서를 학교에 냈다. '장애인을 위한 여행사'라는 자신의 꿈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다.

그는 4년 전 친구들과 일주일간 기차를 타고 전국 여행을 했을 때 장애인을 위한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과 달리 지방 주요 관광지는 아직도 고칠 점이 많았다는 기억을 살려 이 같은 주제를 정했다고 한다.

양씨는 "지방은 장애인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정보가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저상 버스가 운행하는지,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갖춰져 있는지, 전동 휠체어를 한 번 충전했을 때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인 10㎞ 이내에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지 등과 같은 정보를 갖춘 관광지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장애인 친화적인 관광지로 부산을 꼽았다. 부산의 경우 지하철은 물론 장애인 전용 콜택시가 잘 마련돼 있었고,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백사장으로 연결되는 휠체어용 경사로도 있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장애 때문에 어떠한 '벽'에 부딪히는 일이 분명 많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제 전공도 살리고 장애인 복지와도 연관된 일인 장애인 전용 여행사를 운용해 보고 싶습니다."

tsl@yna.co.kr

무상급식 호소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 답변
테러 케냐대학 여대생 벽장서 발견…"로션마시며 이틀 버텨"
日 자살전투기 유일생존 조종사 "일본의 전쟁 재발 막아야"
강남 삼성동 아파트 옥상서 불…주민 300여명 대피
'100세 소녀' 조로증 환자 헤일리 오카인스 사망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