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바른 나를 만든 건 12년간 쓴 일기 덕분이죠"

2015. 4. 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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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일기' 공모전 7회 수상 김민경씨

[서울신문]"일기를 꾸준히 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예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교 3학년까지 12년간 일기를 쓴 소녀는 반듯하게 자라 명문대에 진학했고, 지난 1월 '취업 전쟁'을 뚫고 현대그룹에 입사했다. 주인공 김민경(24·여)씨는 1일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랑 잠시만 떨어져도 불안해 하듯, 나에게는 일기가 딱 그런 대상이었다. 하루라도 빠뜨리면 불안하고 허전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2001년, 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쓴 일기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의 '사랑의 일기' 공모전에 출품해 구청장상을 받았다.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까지 포함해 '사랑의 일기 큰잔치'에서 7차례나 수상했다. 혹시라도 훼손될까 봐 꼼꼼하게 철을 해 놓은 초등학교 시절 일기에는 주로 박물관 등에서 현장 체험을 하고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다. 김씨는 "어머니가 학원 백날 다니는 것보다는 현장 체험학습이 낫다고 하셔서 많이 다니게 했다"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엔 주로 독서일기를 썼다. 매일 쓰진 못했지만, 평소 좋아하는 시집, 소설, 역사 등 인문서를 읽고 내용을 정리했다. 김씨는 "친구들이 책 한 권 제대로 못 읽는 시기에 종잡아 100권은 읽은 것 같다"며 웃었다. 입시 준비로 바쁜 가운데 기왕 읽는 책을 공부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골라 읽고 독서일기를 썼다. 김씨는 "읽은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한 번 써 보니 그냥 읽고 마는 것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또한 "사춘기 시절 감정이 복받칠 때, 고민이 있을 때는 혼자만 보는 일기장에 속 시원히 털어 놓은 덕에 나쁜 길에 빠지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습관 덕에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비뚤어지는 일 없이 보냈다. 김씨는 대학 시절에 잠시 뜸했던 일기와 최근 재회했다. 지난 1월 사회에 발을 내디딘 첫날부터 다시 일기를 쓰고 있는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걸어 온 길을 소중히 여기고, 기록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인추협에 기증한 일기는 공책으로 수백권에 달한다. 일기 원본은 1일 인추협이 종로구 인추협 회의실에서 개최한 '사랑의 일기 범국민 운동 선언식' 행사장에 전시됐다. 이날부터 인추협은 전국의 어린이 100만명이 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범국민 운동을 시작했다. 출범식에서는 인추협 이사장인 권성 전 헌법재판관과 전현직 교장 등 15명이 자신의 모교에 일기장을 기증하기로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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