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노프 우주 유영 50년.."경외와 두려움의 순간이었다"
옛 소련의 우주인 알렉세이 레오노프(80·사진)는 정확히 50년 전 인류 최초로 우주선 밖을 떠다니던 '12분'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우주선에서 부드럽게 밖으로 나서자 처음에는 칠흙같은 어둠이었다. 이후 도처에 빛나는 별들이 보였고 태양은 너무 눈부셔서 거의 견딜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1965년 3월 18일, 인류는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당시 지구에서는 레오노프가 인류 첫 우주 유영을 하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레오노프는 "우주선에 연결된 5m 길이의 끈에 의지해 우주를 유영하며 눈 밑으로 펼쳐진 지구의 모습을 경이롭게 살펴봤다"면서 "완벽히 둥근 지구였고 러시아 남부의 캅카스 지역,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러시아 남동부의 볼가 지역 등을 촬영했으며 하나같이 매우 아름다웠다"고 전했다.
레오노프의 우주 유영은 미국과 옛 소련이 우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옛 소련은 유리 가가린이 1961년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에 성공하자 곧이어 우주 유영을 시도했다. 그러나 미국보다 먼저 우주 유영에 성공하기 위해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우주선을 사용한 탓에 레오노프의 우주 유영은 긴장과 불안의 연속이기도 했다. 레오노프가 궤도를 벗어나기도 했고, 그가 입고 있던 우주복이 크게 부풀어 우주선의 출입장치로 들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우주선으로 다시 돌아온 뒤에는 지구로의 귀환을 위한 자동 안내장치가 고장나 수동으로 우주선을 조종해야 했다. 지구에 착륙한 지점도 목표지점에서 2000㎞나 벗어난 우랄산맥의 눈 덮인 타이가 숲이었다.
레오노프는 1975년 미국의 아폴로 18호와 도킹에 성공한 소유스 19호를 조종하기도 했다. 그는 "우주인들 사이에는 국경이 없다. 이런 생각이 정치인들 마음 속에 자리잡으면 우리 행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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