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첫 '한국 사위 주지사' 래리 호건입니다"

워싱턴 2015. 2. 28.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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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주지사, 관저에서 한식 메뉴로 '설' 행사 주지사 부인 유미 호건 여사 "남편,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닭볶음탕 등 매운 음식도 즐겨"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저는 미국 역사상 첫 '한국 사위 주지사'입니다."(웃음)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주지사(59·공화당)는 26일(현지시간) 애나폴리스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연 '설' 행사에서 이렇게 인사말을 시작했다. 옆에서 박수를 치던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55·한국명 김유미) 여사를 본 호건 주지사가 "나는 한국 사위여서 메릴랜드주의 첫 아시아계 주지사이기도 하다"고 말하자 행사장엔 박수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메릴랜드주지사는 매년 설을 전후해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설을 지내는 아시아계 인사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 올해는 200여명이 연회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사실상 '한국 행사'로 진행됐다. 우선 뷔페 메뉴가 김치 불고기 잡채 쌀밥 등 한식이었다. 행사 사회도 한국계 인사가 맡았다. 미국 태권도계 '대부'로 유명한 이준구 사범의 아들 지미 리(한국명 이형모)다. 그는 호건 주지사가 한국계 인사를 주정부에 적극 등용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작년 말 '소수계 행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리 장관은 기자에게 "과거에는 중국 음식을 주로 차렸지만 한국계 부인이 안방을 차지하면서 음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리 장관은 버지니아주 상무차관을 지냈다.

지난달 20일 취임 후 호건 여사는 사택에 있던 한국산 김치냉장고를 관저로 들여왔다.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다는 그는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가 김치"라며 "닭볶음탕 김치찌개처럼 매운 한식도 아주 잘 먹는다"고 했다. 호건 여사는 남편의 주지사 선거유세 과정에서 한인 유권자들에게 김치냉장고를 관저에 들여놓겠다고 공약했고 당선 후 이를 실행에 옮겼다. 그는 "남편의 당선에 한국인들의 지지가 큰 보탬이 됐다"며 "남편의 세금인하 공약을 보고 찍은 분도 있겠지만 한국 부인이니까 찍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동양화가이자 메릴랜드 미대 교수인 호건 여사는 2000년 한 미술전시회에서 부동산업자였던 호건 주지사를 만나 3년간의 연애 끝에 2004년 결혼했다. 당시 남편은 초혼이었고 호건 여사는 딸 셋을 둔 재혼이었다. 호건 여사는 "결혼식 준비하면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풍습을 보여주고 싶어 결혼식을 끝내고 사모관대와 족두리를 쓰고 시부모님에게 폐백을 드렸다"며 "남편이 그때부터 나는 한국의 사위라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호건 주지사는 기자에게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면서 "한국과 메릴랜드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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