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청년상' 받으니 더 늙지도 못하겠어요"

2015. 2. 2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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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재미 통일운동가 오인동 박사

서부 한인단체서 공로상 받아

"상을 받았으니 이젠 더 늙지도 못하게 됐다. 조그만 상이지만 매우 귀하고 값지게 생각한다."

인공고관절 치환수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재미동포 오인동(76) 박사가 지난 20일 한반도 평화통일과 남북 및 해외 동포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서부지역 한인단체 '시민사회네트워크'가 주는 '늘푸른청년상'을 받았다.

24일 새벽(한국시각)에 보내온 전자메일 답신에서 오씨는 "이래저래 남과 북에서, 위에서 내려주는 것 같은 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밀어 올려주는 상을 받았다. 상금도 상품도 없는 상이지만 조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주는 상이어서 더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늙기 전에 좀더 일하라는 압박으로 알고 조국의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황해도 옹진 출신으로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 가톨릭의대를 나와 1970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오씨는 하버드 의대병원 조교수와 매사추세츠공대 강사 등을 하며 인공관절 고안과 새로운 수술법으로 11종의 미국 특허를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소련 붕괴 다음해인 1992년 재미한인의사회가 북한과의 학술 교류 및 의료계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기획한 재미동포 방북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간 오씨는 그 뒤 헌신적인 통일운동가로서의 또다른 삶을 살아왔다.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2010)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2013) 등의 책을 썼고, 한겨레통일문화상(2011), 국가학위직수여위원회가 주는 명예의학박사(2012),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가 주는 윤동주 민족상(2013) 등도 받은 그는 그러나 요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요사이 조국의 남북을 보면 볼수록 한심하다. 지피지기, 역지사지 해서 이 굴레에서 먼저 벗어나야 한다."

해마다 남북을 수차례씩 오간 그는 지난해 4월에도 서울에 와 거의 한달간 전국 순회 통일강연을 했다.

"나는 현 정세 판단이나 분석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분단 70년이다. 해볼 짓 다 해봤다. 그저 남북 조국의 앞날을 보며 원대한 이상과 원칙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래야 주변국들 간섭을 물리칠 수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남북이 평화체제 수립에 합의하고 비정치적인 교류협력부터 확대해 나가면서 '남북연합방 경제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사실상의 통일에 이르는 길로 가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아직도 매주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하며 지낸다"는 그는 "이제 곧 그 일도 접으려 한다"며 남북 화해와 통일운동에 더욱 매진할 뜻을 내비쳤다.

상을 준 로스앤젤레스 시민사회네트워크는 재미동포 1세와 1.5세, 젊은층이 망라된 진보적 단체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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