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최고령 대학 졸업생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아요"

2015. 2. 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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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올해 89세로 전국 최고령 대학 졸업생이 된 부산여자대학교 사회복지재활과의 박덕채 할머니는 13일 졸업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 부산진구 양정동 부산여자대학교 졸업식장에서 만난 박 할머니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고 활기가 넘쳤다.

회색 코트에 빨간색 스카프를 멋스럽게 두른 박 할머니는 '젊고 쾌활한 여대생'이었다.

박 할머니가 검은색 학사복을 입고 학사모를 쓰고 나오자 '손녀뻘 동기'들은 "축하합니다"는 말과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교수들과 학교 관계자들도 박 할머니에게 "2년 동안 고생 많으셨다. 성실한 모습이 젊은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박 할머니도 "배울 게 너무 많았고 신나고 즐겁게 공부했다"며 화답했다.

박 할머니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은 2013년이다.

어릴 때 다하지 못한 공부에 미련이 남아 예순을 넘겨 공부를 시작해 그해 부산골프고등학교 만학도반을 졸업했다.

그는 내친 김에 대학 진학까지 결심했다.

와세다대학에서 유학하던 아버지와 함께 10대까지 일본에서 산 박 할머니에게 가족과 지인들은 일본 관련 학과를 전공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박 할머니는 사회복지재활과를 택했다.

남은 인생을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박 할머니는 감기를 심하게 앓았던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강의를 들었다.

교수들도 박 할머니의 나이를 걱정해 배려하려 했다.

하지만 박 할머니는 '젊은 학생들과 똑같이 취급해 달라'며 교수들의 배려를 정중히 거절했다.

조별 과제와 리포트도 꼬박꼬박 제출했다. 성적도 우수했다.

박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집중도가 떨어져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책을 읽고 공부했다. 배움이 너무 행복했다"며 "도전하고 배우는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할머니는 동명대학교 사회복지 연계전공과정에 3학년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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