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만원 들고 지구 반바퀴 .. 여행기 팔로어 370만 명

홍상지 2015. 2.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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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세계 여행' 대학생 안시내씨인도 여행 땐 과도 몸에 품고 다녀 민박 주인 "니가 더 무섭다" 놀려 고산병 앓을 때 살펴준 현지인 등 SNS에 꼬박 글 남기며 용기 얻어
푸리에서 찍은 사진. [사진 안시내]

지난해 3월 인도 코치행 비행기 탑승을 앞둔 안시내(22)씨는 공항에서 세 시간을 울었다. 대학을 휴학하고 은행 안내 직원부터 카페 서빙, 베이비시터 일까지 하며 준비해 온 여행인데 덜컥 겁이 났던 것이다. 키 153㎝ 겁쟁이 여대생의 세계 여행은 이렇게 눈물로 시작됐다.

 ‘내 인생에서 적어도 1년 만큼은 원하는 걸 해보자’는 생각에 세계 여행을 결심했다. 밤이고 낮이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1000만원 가까이 돈을 모았다. 하지만 갑자기 악화된 집안 사정 탓에 모은 돈 절반 이상을 집에 보내야 했다. 수중에 남은 돈은 겨우 350만원, 항공권을 사고 떠났다. ‘돈 떨어지면 그때 돌아가면 돼.’ 돈은 안씨가 출국하고 141일째 되던 날 떨어졌다.

 안씨는 141일 동안 인도와 북아프리카·유럽·동남아시아 등을 거쳤다.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산 건 과도였다. 안씨는 “인도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여행 첫날부터 과도를 몸에 지니고 다녔다”며 “며칠 뒤 이를 본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니가 더 무서워’라고 하기에 과도를 손에서 놨다”고 말했다. 그러자 현지 사람들의 진짜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히말라야 인근에서 고산병으로 고생할 때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준 인도 아주머니, 이집트 빈민가에서 웃으며 엽서를 건네던 꼬마 아이, 밤 늦게 낯선 마을에 도착했을 때 날이 샐 때까지 함께 차를 나눠 마시던 경찰 등 의외의 인연이 곳곳에서 만들어졌다.

 정해놓은 계획은 없었다. 그저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다가 떠나고 싶어지면 떠났다. 여정의 순간 순간은 모두 SNS에 기록했다. 처음엔 혼자 하는 여행이 외롭기도 하고, 집에서 걱정하고 있을 어머니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점점 방문자 수가 늘었다. 안씨의 글이 페이스북의 한 유명 여행 페이지에 소개되자 370만 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공감했다. 그 중에는 ‘용기를 내 비행기표를 끊었다’며 안씨에게 사진을 보내주거나 자신의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은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350만원으로 141일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정보력의 힘이었다. 자기 전 저가항공사 사이트에 접속하는 게 습관이었고, 현지인이 무료로 숙박을 제공하는 카우치 서핑 사이트를 애용했다. 물건이나 숙박비를 계산할 때도 점점 흥정의 달인으로 거듭났다. 그러면서도 지킬 건 지켰다. ‘밤 늦게 혼자 돌아다니지 않기’, ‘출발 전 그 나라 문화 공부하기’, ‘나만의 가이드북 써 나가기’ 등은 그가 정한 여행 철칙이다.

 안씨의 여행기는 오는 5월쯤 책으로 출간된다. 여행 이후 안씨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출간 준비에 여기저기서 강연 문의까지 쇄도해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하지만 그저 행복하다고 했다. 안씨의 다음 목적지는 아프리카다. 다음달 26일로 비행기 표를 끊고 각종 정보를 수집 중이다.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최소 여행 경비를 모으는 중인데 여행이 끝나면 새로 출간할 책의 인세 수익을 펀딩 받은 금액만큼 후원자들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기부할 예정이다.

 “실은 엄청 무서워요. 아무래도 괜한 결심을 했나봐요. 소문내고 다니지 말 걸”하며 장난치는 안씨의 모습이 영락없는 철부지 여대생이다. 그러다가도 “지난 여행보다 좀 더 소통하는 여행, 세상에 도움이 될 여행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조만간 SNS에 적히게 될 안씨의 새 여행기가 궁금해졌다.

홍상지 기자
[사진 안시내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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