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지킨 '영원한 빨간 마후라'

정충신기자 2015. 2. 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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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량 前 공군참모총장 별세

공군 창설을 주도하고 공군 현대화의 초석이 된 장지량 전 공군참모총장이 2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91세. 장 전 총장의 영결식은 4일 오전 7시 공군장으로 거행된다. 장 전 총장은 제9대 대한민국 공군참모총장을 지내고, 주에티오피아, 주필리핀, 주덴마크 대사와 제1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전남 나주 출신의 장 전 총장은 1948년 육군사관학교(5기)를 졸업한 뒤 '공군 창설 105인'에 참여했다. 장 전 총장은 초대 공군본부 작전국장으로 F-51 무스탕 전투기 100대 군사원조 도입과 10개 비행장 확보 계획을 수립해 공군의 초석을 다졌다.

6·25전쟁 때 주요 부대의 작전참모를 맡아 대한민국 공군 최초의 단독 출격 작전 계획을 수립, 평양 미림비행장 공습을 비롯해 낙동강 방어전, 지리산 무장공비 토벌작전 등에서 전투기를 직접 몰고 참전해 숱한 공을 세웠다.

장 전 총장은 자서전에 "제10전투비행단 소속 F-51기가 적의 대공포에 노출되자 비상탈출한 생존 조종사들을 빨리 구출하기 위해 빨간 마후라를 착용할 것을 제안해 '빨간 마후라'의 유래가 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관 중인 해인사와 장 전 총장의 각별한 인연은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측은 1951년 8월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을 벌이면서 당시 해인사로 숨어든 북한군을 격멸하기 위해 1전투비행단 작전참모였던 장 전 총장에게 해인사 폭격을 명령했지만 고인은 "어떤 엄벌을 받더라도 1400년 된 문화재를 한 줌의 재로 만들 수 없다"며 미국 측을 설득, 출격을 거부해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이 보존될 수 있었다.

장 전 총장은 공군사관학교 교장을 거쳐 공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여러 차례 찾아가 F-4 팬텀 전투기 도입을 주장했다. 베트남전 참전 대가로 미국이 원조한 1억 달러 가운데 5000만 달러를 공군이 할당받도록 해 '팬텀 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예편 후 행정개혁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지냈다. 보국훈장 수교훈장 흥인장,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미국 공로훈장 등 훈·포장을 받았다. 유족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을 비롯, 유환·석환·효경·영은 씨 등 3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02-3010-2631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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