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가수활동 석사논문에 담은 '거북이' 이지이씨

2015. 2. 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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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 밟아.."매일 5시간 이상 집필"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 밟아…"매일 5시간 이상 집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제까지 잘 참아왔어요. 세상살이 그리 쉽지 않아요. 모든 욕심 다 버릴 거예요. 차라리 바보소리 들어도." ('왜이래'·2003)

16년간 겪은 자신의 무대 경험을 2000년대 가요 시장의 급격한 변화상에 버무려 석사 논문으로 펴낸 가수가 있다. 히트곡 '왜이래'의 노랫말처럼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되돌아보고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힙합그룹 '거북이' 출신 가수 이지이(35·여)씨다.

2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석사 과정을 밟아온 그는 '2000년대 힙합댄스 그룹 거북이의 활동 양상 연구'라는 논문으로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씨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논문으로 담는 작업은 무척이나 쑥스러웠다"며 "자전적 기술을 통해 거북이라는 팀이 있었고, 지금의 아이돌 그룹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속했던 거북이는 2001년 데뷔 이래 트로트풍의 중독적인 멜로디와 공감을 주는 가사를 앞세워 '사계'·'왜이래'·'비행기'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러나 멤버 터틀맨이 지난 2008년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하면서 해체됐다. 이후 2011년에 잠시 재결합해 신곡을 내기도 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연예계와 관련된 넓은 담론을 주제로 논문을 쓰려고 했지만 지도 교수의 권유로 내가 '가장 잘 아는 것'으로 연구 범위를 좁혔다"며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에 망설임도 많았고, 과거를 다시 들여다본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이 해체된 뒤인 2012년 9월 석사 과정을 시작했다. 17살 어린 나이에 가요계에 발을 들인 이후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딴 이씨는 '한창 잘 나가던' 시기에도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한때는 터틀맨 오빠도 하늘나라로 간 터에 더 이상 연예계에 미련이 없었다"며 "그러다가 '10여 년의 경험을 버리는 것은 아깝지 않느냐'는 교수님의 조언으로 문화콘텐츠를 다루는 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논문에서 거북이의 활동 궤적을 돌아보며 2000년대 가요계의 변화상도 하나하나 짚었다. 불법 음반 가판대를 일컫는 '길보드'에서 팔리던 테이프는 CD가 됐고,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다시 MP3 음원으로 바뀌었다.

이씨는 "거북이의 인기 비결은 누구에게나 다가가기 쉬운 친화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후배들은 무조건 멋있고 쉽지 않은 음악을 하려 하는데, 어머니와 할머니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매일 하루에 다섯 시간 이상씩 논문 집필에 매달렸다"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띄어쓰기, 각종 양식, 각주 등 논문 형식을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면서 활짝 웃음을 지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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