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해맞이 포기하고 생명 구한 대학생들

2015. 2. 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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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경영학과 조혁주·정종인·고대솔씨

세종대 경영학과 조혁주·정종인·고대솔씨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최근 세종대학교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새해 첫날 산에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해맞이를 포기하고 제 목숨을 구해준 세종대 학생들은 생명의 은인입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청년들이 있다니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편지의 주인공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A(54)씨였다.

A씨의 감사 편지 사연은 이랬다.

그는 을미년 첫 해돋이를 맞기 위해 전날 밤부터 서울 청계산에 올라 해뜨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져 당시 서울 기온은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바람까지 불면서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어둑한 산속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돌았다.

새벽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평소 앓던 뇌혈관 질환 때문에 온몸이 굳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안 되겠다' 싶어 해맞이를 포기하고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몸 상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 뒤였다.

A씨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눈의 초점도 잃은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때 20대 청년 셋이 A씨를 일으켜 세웠다. A씨와 마찬가지로 일출을 보러 청계산에 오른 세종대 학생인 조혁주(24·경영학3), 정종인(21·경영학1), 고대솔(21·경영학1)씨였다.

조씨 등은 저체온증으로 몸을 덜덜 떠는 A씨에게 외투를 벗어 덮어줬다. 그러고는 외투 두 개를 셋이서 번갈아 입으며 살을 에는 칼바람을 버텼다.

한 시간 정도 내려가자 중턱에서 119구조대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A씨를 부축해 내려오는 중간에 을미년 첫날의 태양이 떠올랐다고 한다.

조혁주씨는 1일 "A씨의 상태가 심각한 것을 보고 일출을 못 보더라도 같이 있으면서 도와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며 "날씨가 너무 추운 데다 경황이 없어 일출 사진도 못 찍었지만 사람의 생명을 구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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