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녹화 성공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김충령 기자 입력 2015. 1. 24. 02:58 수정 2015. 1. 2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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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시작하는 '조연환과 함께하는 숲 여행'에 동참하세요."

조연환(67) 천리포수목원장이 지난 연말 임기를 마치고 숲해설사(산림교육 전문가)로 변신한다. 그는 1967년 9급으로 시작해 2006년 산림청장 퇴직 때까지 40년간 산림청에서 일했다. 이후 생명의숲국민운동 상임대표와 한국숲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는 천리포수목원을 맡아 왔다. 이런 그도 숲해설사가 되기 위해 작년에 170시간 교육을 이수했다. "나무와 꽃이 어떻게 더불어 사는지, 우리가 어떻게 푸른 숲을 가지게 됐는지 들려 드릴게요."

그는 농고(農高) 임업과 출신이다. 가난한 집 9남매의 다섯째였고, 고향에 고등학교는 농고뿐이었다. 그가 졸업하던 1967년 농림부 산림국이 산림청으로 승격됐고, 열아홉 살에 산림청 공채 1기로 들어갔다.

"아이들에게 산을 그리라고 하면 붉은색 크레용을 쥐던 시절입니다. 당장 땔감이 급했어요. 요새 북한의 산 모습을 생각하면 됩니다. 붉은 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 인생 걸자고 결심했죠. 처음 10년 동안 거의 나무심기와 도벌 단속만 했어요."

1973년 정부는 '치산 녹화 10개년 계획'을 수립, 국토의 10% 면적에 조림하기로 했다. 마을별 할당이 내려왔다. "주민들은 우리를 '산 간수(看守)'라고 불렀어요. 조림에 동원된 분들에게 줄 보수가 없어 구호미를 대신 주고… 참 송구스러웠죠. 오늘의 푸른 숲은 다 그분들 노고 덕입니다." 이 목표는 계획보다 4년 빨리 달성되고, 산림청은 이후 국토의 20%가 넘는 면적에 조림해 유엔까지 '세계적 녹화 성공국'이라고 칭찬한다.

"산에 나무가 꽉 찼어요. 이젠 어떤 숲이냐를 생각할 때죠. 생활권에 숲이 있어야 하고, 휴양림·수목원 같은 다양한 목적의 수림을 가꿔야 합니다." 숲해설사는 무보수다.

지난해 부인 정점순씨도 숲해설사 자격증을 땄다. "산림 공무원의 아내로 40년 넘게 함께해오다 보니 저보다 해박해요. 반세기 동안 쌓아온 우리 이야기들도 하나씩 풀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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