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남친 기다리는 파란 눈의 '고무신'

홍상지 입력 2015. 1. 2. 00:05 수정 2015. 1. 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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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소녀 애벗의 한국 사랑케이팝 열렬한 팬, 역사에도 관심펜팔로 교제 시작 매일 화상 채팅"직접 만난 건 2주 .. 그래도 애틋해"

"새해 소망은 군대 간 남자친구가 몸 건강히 제대하는 거예요."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들, 일명 '고무신'들이라면 새해에 이런 소원 하나쯤은 빌만 하다. 영국 런던에 사는 알리 애벗(18·Ali Abbot)도 그랬다.

이 파란 눈의 '고무신' 여성은 새해 소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의경으로 복무 중인 한국 남자친구의 '무사 귀환'이라고 답한다. 남자친구 김재정(22)씨를 기다리면서 하나, 둘 올리기 시작한 유튜브 동영상은 구독자 수가 1만5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김씨에게 한국말로 또박또박 전한 '사랑의 메시지' 동영상은 뭇 남성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두 사람은 2년 전 한 온라인 펜팔 사이트에서 처음 만났다. 한국이 궁금했던 영국 여자와, 하나라도 더 한국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던 한국 남자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애벗은 "당시 펜팔 사이트를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매일 편지가 20통 넘게 날라왔지만 왠지 오빠의 편지에만 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달 이상 편지를 주고 받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마음을 고백했다.

 2013년 2월에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그해 8월 처음 만났다. 애벗을 만나기 위해 김씨가 영국 런던을 찾았다. 하지만 2주 간의 짧은 데이트를 하고 남자는 다시 돌아갔다. 한국 인천공항에서 런던 히드로공항까지의 거리는 8854㎞. 초 장거리 커플이 된 두 사람은 매일 화상 채팅을 하며 그리운 마음을 달랬다. 그리고 그해 10월, 김씨가 군에 입대했다. 하루아침에 '고무신' 신세가 된 애벗은 1년 반 가까이 김씨를 기다리고 있다. 교제 기간 2년이지만 실제로 만난 기간은 고작 2주가 전부다. 그래도 애벗은 김씨를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애틋하기만 하다.

 사실 김씨와 만나기 전부터 애벗의 '한국 사랑'은 유별났다. 5년 전 처음 듣게 된 한국 아이돌 '비스트'의 노래가 시작이었다. 이후 한국 영화에서부터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해 나갔다. 한국 영화 제목을 줄줄이 읊을 정도다. 애벗은 "둘리와 태권브이 OST까지 알고 있다"며 "한국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따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만나면서부터는 한국어도 많이 늘어 한국인과의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요새는 트로트 음악이 좋아졌다는 애벗. "난 아마 전생에 한국의 할머니였을 것"이라며 농담을 던진다. '매운 라면 먹기'·'경상도 사투리 따라 해보기'·'수능 응원하기' 등 애벗이 김씨를 기다리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만 30개에 달한다. 동영상을 통해 김씨 뿐 아니라 다른 한국 사람들과도 벽 없이 교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 7월 애벗의 생일에 맞춰 제대할 예정이다. 애벗에게는 최고의 생일 선물인 셈이다.

애벗은 "오빠를 기다리면서 영상도 더 많이 올리고, 손에 피날 때까지 공부도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의 자신만만한 대답에서, 적어도 당분간 '고무신' 거꾸로 신을 일은 없어 보였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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