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대신 날개 얻었죠" 휠체어 파일럿 최영재 씨

2013. 8. 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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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나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관념이 더 큰 장벽"

"장애나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관념이 더 큰 장벽"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두 다리로 걸을 수는 없지만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게 됐습니다."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재미동포가 경비행기 조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미국 산호세에 거주하는 최영재(52) 씨는 최근 경비행기 파일럿 시험을 통과해 지난달 30일 미국 최대 에어쇼인 에어벤처 오시코시 행사장에서 날개 모양의 파일럿 자격증을 달게 됐다.

최씨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신체적인 장애나 주어진 환경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관념이 더 큰 장벽"이라며 진취적인 사고의 힘을 강조했다.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후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 최씨가 경비행기 조종의 꿈을 품게 된 것은 세계 최초의 '양팔 없는 파일럿' 제시카 콕스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다.

"어려서부터 비행기를 좋아해서 지금도 취미로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가상 비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시카 콕스의 이야기를 듣고는 두 팔이 있는 나는 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이후 여러 비행학교를 수소문해봤지만 휠체어 장애인용 비행기와 교관을 찾기는 쉽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소개해준 비영리재단 에이블 플라이트(Able flight)가 최씨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도와줬다.

에이블 플라이트는 매년 미국 전역에서 5∼6명의 장애인을 선발해 비행훈련 교육을 위한 비용을 모두 지원해주는 단체로, 제시카 콕스 역시 이곳을 통해 비행을 처음 배웠다.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이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된 최씨는 다른 4명의 장애인과 함께 5∼6월 6주간 라파예트에 있는 퍼듀대 항공과에서 개인 교관의 지도 하에 이론과 실습 교육을 받았다.

휠체어에서 조종석으로 옮겨 타기만 하면 다음부터는 두 손으로만 조종할 수 있는 기종이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이 조종할 수 있었다.

"이론 교육과 훈련 끝에 처음으로 혼자 비행할 수 있게 됐을 때 그 성취감과 자신감, 희열이 대단했습니다. 걸은 수는 없어도 대신 두 날개로 날 수 있다는 데 대한 자유로움이 굉장히 컸죠."

최씨는 1983년 누나의 권유에 따라 '장애인이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서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정착했다. 결혼해 딸 하나, 아들 둘을 낳고 현재 이베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그가 장애인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제도나 설비가 아니라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라고, 장애인은 다른 종류의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은 거의 없고 직장에서도 차별을 생각할 수 없어요."

최씨는 이번에 딴 자격증으로 앞으로 비행을 계속하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장애인으로 살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불편할 때도 많죠. 그러나 몸의 불편함이 꿈을 가로막을 수는 없습니다. 나를 만드는 것은 나의 육체가 아니라 마음과 정신과 꿈이죠. 꿈이 있는 한 언젠가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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