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문제.. 이상한가요"

입력 2013. 4. 23. 02:57 수정 2013. 4. 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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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위한 '육우당 문학상' 첫 당선자 이은미씨

[서울신문]"야, 담탱이가 너 상담실로 오래." 소년은 조용히 일어나 상담실로 걸어갔다. "야 이, 미친 자식아.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누구를 좋아해? 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해. 너 변태야? 아니, 정신병자야? 왜 멀쩡한 애한테 입에 키스를 하냐고. 아이고 내가 더러워서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다."

단편소설 '깊은 밤을 날아서'로 22일 제1회 육우당 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된 이은미(사진·31·여)씨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의 주인공 소년과 '도련'은 뿌리 깊은 차별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교제를 시작하는 동성애자다. 이씨는 "동성애는 어디까지나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문제"라면서 "동성애가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동성애를 그렇게 만들어 가는 사회가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육우당 문학상은 2003년 4월 윤모(당시 19세·필명 육우당)군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좌절해 목숨을 끊은 지 10주기가 된 것을 기려 제정됐다. 육우당은 "내 한목숨 죽어서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에게 무언가 깨달음을 준다면 죽은 게 아깝지 않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맸다. 시조 시인을 꿈꿔 "세상은 우리들은 흉물인 양 혐오하죠/ 그래서 우리들은 여기저기 숨어살죠/ 하지만 이런 우리들도 사람인걸 아나요"('하소연') 등의 시를 썼다.

이씨에게는 2000년 배우 홍석천씨가 커밍아웃한 것이 소수자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는 "육우당의 자살 소식 등을 접하면서 폐쇄적인 교육 체계 안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괴로울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의 성적 지향 조항 삭제 등에 대해서는 "동성애를 다룬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본다고 모든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지 않듯 청소년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성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동성애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평등한 사람들의 문제"라고 했다.

"여성의 인권이 한 국가의 인권 척도가 된다고 하잖아요. 여성의 자리에 동성애자, 장애인, 일용직 노동자 같은 단어들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약자들이 불행한 사회는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행한 사회 아닐까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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