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재소자 700여명의 한국어 스승 김명희씨
2년간 천안교도소서 강의…"교육으로 사람 변해"
경희사이버대 한국어·한국문화 지도 수기 대상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외국인 재소자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면서 교육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밝은 표정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하는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2012년 경희사이버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 지도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김명희(29·여)씨는 2일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씨는 2010년 단국대 국어교육과 석사과정 중 프로젝트 공모에 참여하면서 외국인 재소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2월부터 2년 가까이 수요일마다 천안 외국인교도소를 방문해 재소자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다.
한 반에 25∼30명이 한 달 과정으로 교육을 받았으니 700명이 넘는 외국인 재소자를 만난 셈이다. 중국,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페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적도 가지각색이었다.
김씨는 "외국인, 더욱이 재소자를 상대로 한 한국어 강의는 처음이어서 두려운 감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에는 재소자들의 문신만 눈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반에 유난히 조선족이 많았던 때에는 조선족 재소자들이 단체로 교도관에게 "우리가 왜 한글을 배워야 하나"면서 항의해 상처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김씨는 "외국인 재소자들이 우리보다 오히려 더 순수하고 순진한 분들이었다. 대부분 수업에 흥미를 보이며 열심히 공부했고 더듬거리는 한국어로 자신의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체험 수기에 "외국인 재소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사람은 변화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맑은 눈망울을 굴리며 한국어를 쓰는 그들은 나에게 더 이상 재소자가 아니었다"고 썼다.
김씨는 현재 충북대 국제교류원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나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분이 안 좋다가도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제게는 보람되고 즐거운 일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이나 여성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하고 싶어요.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해야 하는 외국인 학생들, 슬픔을 간직한 외국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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