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다문화 지원 反다문화만 키워"
결혼이주여성들, 정책 간담회에서 쓴소리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결혼이주여성의 여건이나 필요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늘어난 다문화 지원 프로그램들이 다문화 가정에는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 다문화 정서를 키운다는 지적이 결혼이주여성들에 의해 제기됐다.
한국 생활 9년차인 중국 출신의 왕지연 이주여성연합회 회장은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정치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린 '다문화 정책 여성포럼' 창립 기념 정책간담회에 토론자로 참석, "여유있게 살지 못하는 한국 사람도 많은데 정부 지원이 모두 다문화 가정에 쏟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반 다문화 온라인 카페가 생겨나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카페에 올라 있는 글들을 읽고 이런 생각을 갖게 됐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도 못 올리고 살아온 한 50대 아주머니가 주민센터 게시판에 결혼식, 건강검진, 여행 등 온통 다문화 무료 프로그램만 소개돼 있는 것을 보고 불만을 터뜨린 글을 보고서 그분 심정이 이해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한국어교실, 요리교실 등 각종 무료 프로그램이 가끔은 헷갈릴 만큼 많은 가운데 이주여성의 필요나 여건에 맞지 않게 운영되는 몇몇 프로그램들은 인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작 이주여성들이 자립을 위해 필요로 하는 취업프로그램은 실제 취업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교육을 맡은 강사들만 돈을 벌게 되면서 오히려 이주여성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문화 가정 지원은 고맙지만 정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고민해 예산 낭비가 없었으면 좋겠다며 다문화 자녀 언어영재교실 증설, 초중고생 독서바우처 등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베트남 출신의 웬티여임 서울출입국관리소 결혼이민자네트워크 부회장도 "(다문화 정책이) 많은 도움은 되지만, 예산 낭비나 과도한 무료지원 혜택이라는 부정적인 면도 점점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강성의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공공기관까지 다문화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많은 기관이 다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분위기에 편승해 다문화 사업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회성 프로그램을 하는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evan@yna.co.kr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익산서 부모 살해 30대 긴급체포…범행 후 흉기 난동(종합2보) | 연합뉴스
- 엇나간 모정…아들 근무한 편의점 사장 협박한 50대 전과자 전락 | 연합뉴스
- 트럼프·젤렌스키, 교황 장례미사 맨앞줄에…"막판에 변경" | 연합뉴스
- 밍크코트, 맞춤양복, 다이아목걸이…그들의 '선물' 변천사 | 연합뉴스
- 과천 관악산서 추락사고…60대 남성 사망(종합) | 연합뉴스
- 약속 신호 무시·멧돼지인 줄 알고 사격해 동료 사망케 한 엽사 | 연합뉴스
- "CIA 부국장 아들, 러시아군으로 우크라 참전…최전방 전사" | 연합뉴스
- 美억만장자 엡스타인 성착취 폭로 핵심 증인, 극단 선택 | 연합뉴스
- 소녀시대 수영, 할리우드 진출…영화 '존 윅' 스핀오프 출연 | 연합뉴스
- 혼자 빵 먹던 입소자 사망…요양원장 항소심도 금고형 집행유예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