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안 붙는 프라이팬, 내 몸엔 독?

입력 2008. 4. 28. 18:57 수정 2008. 4. 28. 18: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눌어붙지 않아요~"라는 광고 카피 문구가 귀에 선명하다. 계란후라이나 삼겹살을 굽는 데 후라이팬에 눌어붙으면 요리의 맛은 물론 설거지하기도 번거롭기 이를 데 없다.

요즘엔 홈쇼핑이나 마트, TV 광고를 통해 어디서나 눌어붙지 않는 깔끔한 후라이팬이나 조리기구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눌어붙지 않도록 해주는 코팅제에 들어있는 PFOA라는 화학물질이 암을 유발하거나 임산부에게 유산을 일으킨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테프론, 강한 코팅=강한 인체 유해?

후라이팬에 검은 빛깔로 코팅된 것을 일반적으로 테프론 코팅이라 한다. 테프론은 불소수지코팅의 대명사 격으로 미국 D사의 등록상표다. 이 화학물질은 주방용품은 물론 반도체, 우주항공산업, 자동차의 코팅제까지 활용도가 높다.

테프론은 거의 모든 물질이 달라붙지 않고 청소가 용이하며 온도의 변화에도 안전성이 높을 뿐 아니라 표면처리 하기 용이해 대표적으로 요리를 하는 주방용품에 많이 사용된다.

현재는 생산자나 소비자들이 정확하게는 몰라도 어느 정도의 유해성을 알고 있어 나노스톤, 마블코팅, 은나노 코팅, FDA 인증을 받은 코팅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원료가 결국 테프론(불소수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테프론 역시 FDA 인증을 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그 시기는 1960년대이고 그 당시에는 불소계화합물인 PFOA라는 물질의 개념조차 없었다. 최근 생산되는 후라이팬 코팅은 거의 테프론으로 코팅됐다고 생각해도 된다.

최근 홈쇼핑에서 기름을 안 써도 조리가 된다며 많이 판매하는 마블코팅 역시 테프론 위에 한 번 더 코팅해 대리석 질감 무늬를 만들어 낸 것 뿐 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03년경 테프론에 들어있는 PFOA라는 물질의 발암성이 제기 됐는데 2005년 미국 환경청에서는 이 물질의 발암 가능성이 크다고 공식 발표했고, 미국 환경활동그룹은 240도까지만 가열해도 조류를 죽일만큼 강한 독성을 뿜는다고 지적하며 사람은 고열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PFOA는 체내에 흡수된 후에 배설 속도가 너무 느려 체내에 축척되며 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4~9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발암가능성과 태아 기형, 유산과도 관련이 있다는 발표가 잇따르자 FDA와 미국 환경청에서도 FPOA의 규제를 놓고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 환경청은 내부 보고서에서 임신 가능한 여성에 체내에 축적되면 해로울 수 있다고 밝혔다.

◇ 쥐에는 해롭고 사람엔 안 해로워?

논란이 이어지자 이 코팅제를 만드는 회사는 공식발표를 했는데 실험용 쥐에서는 암이 발생되지만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로 회피하고만 있다.

우리나라는 요리 특성상 끓이고 굽고 볶는 요리가 많다. 이런 요리는 조리온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또 다른 주방기구에 긁혀 코팅제가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테프론 코팅의 유해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에는 이 물질이 사용된 조리기구에 경고문구 하나 없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양재호 교수팀이 미국의 대학과 공동으로 세계 9개국의 국민들의 혈중 PFOA 잔류량을 조사했는데 미국인은 평균 4ppb(ppb=1000분의 1ppm)인 반면 국내 여성은 최대 88.1ppb가 검출돼 외국의 3~30배나 됐다.

이 조사결과가 발표된 후에도 국내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이에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논란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재결과 정책기관들은 부처에 따라 달랐지만 이제 이 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거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관심물질로 등록했을 뿐 유해성등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PFOA는 현재 과학기술로는 대체 물질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뾰족한 수가 없는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프론 코팅된 조리기구의 사용을 줄이고 재질에 따라 사용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스텐레이스 재질이나 철, 옹기로 만든 제품을 사용하면 피해를 줄 일 수 있다고 전한다.

또한 정부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논란이 된 후에 움직이기보다는 한발 앞선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구성헌기자 carlove3@mdtoday.co.kr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