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비정규직 교수 노조'는 안 만나주는 교과부 장관

정유진 기자 2010. 10. 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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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 개선 촉구 면담신청.. 40여일 집회에 묵묵부답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은 각종 집회를 여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수많은 단체가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지만 '비정규직 교수 노조'는 최근 40여일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켰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면담신청을 해놓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떠나지 않았다.

비정규직 교수노조 김상목 사무차장은 "지난 5월부터 대여섯 차례 장관 면담을 신청했지만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교과부 국정감사 때 친정부 성향 학부모 단체들이 쉽게 청사 정문을 통과해 장관실까지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허탈감이 들었다고 했다.

전국에서 모인 비정규직 교수 100여명이 2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시간강사제 철폐 및 연구강의 교수제 도입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22일에는 전국의 비정규직 교수 100여명이 집회에 가세했다. 비정규직 교수노조 측은 "시간강사들은 워낙 전국에 흩어져 있는 데다 수업을 휴강하고 오기도 쉽지 않아 100명 넘게 한자리에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올라온 전남대 장모 연구교수는 "이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내놓았던 시간강사 관련 법안은 지금도 가장 합리적인 안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차관일 때는 '아직 차관이니까'라고 이해하려 했지만, 장관이 된 뒤에도 시간강사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을 보고 강도높은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산대 김재경 강사는 20년째 시간강사로 일해왔다. 그는 "부부가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우리 둘이 버는 돈이 연간 3000만원도 안된다. 대학 교육의 절반을 맡고 있는 강사가 이런 봉급으로 살아가는 나라가 또 어디 있느냐"며 착잡해했다.

교과부는 비정규직 교수노조가 지난 19일 낸 장관 면담신청에 대한 답변 공문을 이날 보냈다. "국정감사 일정 때문에 장관 면담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 정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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