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의장선거 지원자 없어 무산

허정헌 기자 2008. 3. 3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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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후보 가족만류로 포기… 출범 16년만에 첫 공석

운동권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출범 16년 만에 처음으로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한총련 의장을 맡겠다는 학생들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한총련은 "15일까지 각 대학을 통해 제16기 의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으나, 입후보한 대의원이 한 명도 없어 의장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총련 관계자는 "유일하게 신임 의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었던 모 대학 총학생회장이 가족들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의장 선거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학생이)한총련 의장을 맡으면 다른 대학생들처럼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보안법이나 집회 및 시위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범법자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극렬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의장 선거 무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한총련은 28일 한양대에서 전국 40여개대 총학생회장 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등록금 투쟁 등 현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운영체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새 의장 선출 대신 투쟁본부장 체제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김현웅 전남대 총학생회장이 한총련 의장 격인 투쟁본부장에 추대됐다. 김씨는 "올해 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을 맡게 돼 이번 한총련 의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며 "의장 선거를 다시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투쟁본부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해 한총련의 전반적인 활동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뒤를 이어 93년 4월 출범한 한총련은 96년 8월 연세대에서 열린 '통일대축전' 점거시위 이후 당국에 의해 이적단체로 규정됐다. 한총련 의장을 지낸 대학생들은 매년 사법기관에 의해 실형을 선고받아 왔으며, 이번에 투쟁본부장으로 추대된 김현웅씨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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