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심폐기로 유독가스 중독환자 세계 첫 소생

2006. 12. 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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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산병원 신재승교수팀, 7일간 몸 밖에서 산소.혈액 공급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인공심폐기(체외순환 생명구조 장치)를 사용해 유독가스에 중독돼 심폐기능이 정지된 환자를 소생시켰다. 인공심폐기는 심폐기능이 정지된 환자에게 심장과 똑같은 방식으로 몸 밖에서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장치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재승 교수(흉부외과)팀은 최근 질산과 불화수소 등 유독가스에 노출돼 급성호흡부전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한 후 심폐기능이 정지된 환자(42)에게 체외순환 생명구조장치를 사용, 심장과 폐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켰다고 11일 밝혔다.

환자는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인 질산과 불화수소에 3분 가량 노출돼 급성호흡부전 증상을 보였으며 응급실 도착 후 심장이 정지된 상태였다. 또 무의식에 혈압이 잡히지 않았고,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었으나 유독가스에 의한 폐 손상으로 폐의 산소공급 기능이 망가진 상태였다.

질산과 불화수소를 폐로 흡입하게 되면 산화질소에 의해 폐가 기능을 잃게 되고, 폐부종이 발생해 인공호흡기로 100% 산소를 공급해도 몸에 산소공급이 되지 않아 사망하게 된다.

의료진은 30분 가량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후 대퇴정맥(넓적다리 정맥)에 관을 넣어 우심방에서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낸 뒤, 인공 폐로 산소를 흡착시킨 다음, 인공심장으로 대퇴동맥을 통해 심장.대동맥 등에 혈액을 뿜어 돌려줬다.

이후 혈압 조절 및 중환자 관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며 폐의 기능이 회복되도록 유도했으며 7일간 인공폐로 폐 기능을 대신했다. 7일후 폐기능이 회복됨에 따라 인공 폐를 제거하고, 통상적인 인공호흡기 치료를 2일간 시행한 후 인공호흡기 마저 제거해 환자를 정상으로 회복시켰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일반적인 심폐소생술은 심장을 압박하여 피를 순환시키며, 인공호흡을 사용해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환자와 같이 폐가 손상된 환자의 경우는 산소를 공급해도 폐에서 혈액과 산소교환이 불가능해 일반적인 심폐소생술로는 생명을 소생시킬 수 없다.

신 교수는 "질산과 불화수소 등 유독가스에 중독돼 폐가 망가지고 심장이 정지된 환자를 체외순환 생명구조장치를 이용해 소생시킨 경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면서 "이번 사례는 국내 응급체계와 의료진의 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j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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