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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크레인선 사고 80여분전 항로이탈

연합뉴스 | 입력 2007.12.09 17:17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유조선을 들이받아 발생한 기름유출로 우리나라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의 원인이 된 해상크레인선은 사고가 발생하기 80여분 전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번 기름유출사고의 원인이 된 삼성물산 소속 예인선 삼성T-3호(167t), 삼성T-5호(292t) 2척과 해상크레인선(1만1천800t)이 항로를 이탈한 것은 사고가 발생하기 80여분전인 5시 50분께.

이장훈 상황실장은 "이들 세 선박의 항적을 분석한 결과 제 항로를 따라가던 배들은 기상이 악화되자 크레인에 대한 바람의 저항 때문에 견딜 수 없었는 지 5시 50분께부터 항로를 급격히 이탈해 에스자 모양의 항적을 기록하더니 또 한 차례 급격히 방향이 꺾여 유조선 쪽으로 밀려가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급격히 방향을 튼 시점이 삼성 T-5호와 해상크레인선을 잇는 와이어가 끊어진 시점일 것이라는 게 해양부의 추정이다.

인천대교 공사작업을 마친 뒤 전날 오후 2시 50분께 인천항을 떠나 경남 거제로 향하던 예인선 삼성T-3호, 삼성T-5호와 해상크레인선.

이들 예인선이 자기 몸집의 25배에 달하는 해상크레인을 매달고 인천항을 떠날 당시만해도 잠잠했던 바다는 대산항을 지난 7일 새벽 즈음에 초속 10∼14m의 강풍속에 최대 3m 높이의 파도가 치는 괴물로 변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을 정도였다.

한편 페르시아에서 원유를 싣고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 6일 오후 7시 18분께 닻을 내린 홍콩선적 14만6천800t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 호는 이 선박을 이날 오후 2시까지 현대 SPM항으로 안내해줄 도선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새벽 이 거대 유조선의 레이다에 감지된 것은 도선사가 아닌 해상크레인선.

허베이 스프리트호는 해상크레인선을 발견하자 대산지방해양수산청 관제실에 이 사실을 통보해줬고, 이날 오전 5시 23분께부터 관제실과 함께 해상크레인선과 교신을 시도했으나, 교신이 되지 않았다.

애가 탄 관제실측은 이날 오전 6시 14분께 삼성 T-5 선장의 휴대폰을 통해 삼성 T-5호와 최초로 교신에 성공했고, 이후 대산항과, 해상크레인선,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 호 사이에는 사고가 날 때까지 1시간여간 교신이 계속 오갔지만 사고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삼성 T-5호와 해상크레인선의 와이어가 끊어진 뒤 중심을 잃고 떠내려가던 해상크레인선은 원유선 허베이 스프리트에 빙그르르 돌며 부닥쳐 기름탱크 1,3,5번에 구멍을 내 원유 1만500㎘가 바다로 유출되는 우리나라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사고를 발생시켰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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