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5%만 "아버지와 걱정이나 고민거리 의논한다"

2016. 8. 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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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중고생 5554명 대상
고민거리 의논하는 ‘정서적 지지망’ 조사
1위는 친구, 2위는 어머니, 3위는 형제자매
지지망 없으면 자살충동 높고 행복감 낮아져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국가 중 가장 높다. 넷 중 한명의 청소년이 자살충동을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청소년 자살을 줄이기 위해선 “평소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의논할 사람”, 즉 정서적 지지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정서적 지지망은 누구일까?

2일 김경미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이 최근 한국사회학회 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 ‘청소년의 정서적 지지망과 자살충동 경험’을 보면, 청소년 10명 가운데 7~8명(76%~80%)은 자신들의 정서적 지지망을 친구나 어머니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의논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중학생의 38.3%, 고등학생의 48,4%가 “친구”라고 답했고, “어머니”라고 답한 비율도 중학생 37.7%, 고등학생 32.3%에 달했다. 가장 큰 정서적 지지망이 또래 친구이며, 어머니도 꽤 높게 나타난 것이다. 그렇지만 아버지라고 답한 청소년들은 형제자매(중학생 6.9%, 고등학생 6.4%)보다 낮아 중학생(5.7%)과 고등학생(5%) 모두 5% 안팎에 그쳤다. 청소년 열명 중 한 명도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아버지와 상의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오늘날 가정에서 아버지의 위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분석은 이 연구소가 전국 청소년 5554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의논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청소년은 중학생 6.8%, 고등학생 4.4%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스로 자신이 경제적으로 하층에 속한다고 대답한 청소년일수록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 중학생의 경우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10.5%로, 고소득층 청소년들(5.8%)에 비해 두배나 높았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빈곤으로 인한 여러 어려움에다 정서적 지지망조차 취약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정서적 지지망이 없는 경우 자살충동 경험이, 지지망이 있는 경우보다 높게 나타났다. 중학생의 경우, 정서적 지지망이 없으면 자살충동경험 비율이 34.9%, 고등학생은 45.4%에 달했다. 정서적 지지망이 친구(중학생 28.4%, 고등학생 30.1%), 어머니(15.2%, 21.2%), 아버지(18.1%, 23.1%)인 청소년들보다 더 높은 것이다.

정서적 지지망이 없는 상황은 청소년들의 행복감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정서적 지지망이 없는 학생들은 “매우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중학생 3.2%. 고등학생 1.7%로 매우 낮았다. 반면에 정서적 지지망이 어머니인 학생들은 중학생 48.1%, 고등학생 43.4%가 매우 행복하다고 답했고, 친구인 학생들은 각각 30%, 38.1%가 매우 행복하다고 답했다. 반면 정서적 지지망이 아버지인 학생들은 이 비율이 5.2%, 6.1%에 그쳤다.

김경미 박사는 “정서적 지지망이 없는 상황은 청소년들의 자살충동 경험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이를 대체하거나 부정적 효과를 완충하는 요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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