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배당, 기름 떨어진 車에 워셔액 넣는 격"

2016. 1. 2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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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3대 무상복지 대해부]전문가들이 본 '성남시 무상복지'"年50만원 받고 구직전념 쉽지않아.. 부자도 무상교복 전형적 포퓰리즘"산후조리지원엔 긍정-부정론 팽팽

[동아일보]
‘차에 기름이 떨어졌는데 워셔액만 넣어 주는 격.’

경기 성남시가 만 24세 청년에게만 1인당 연간 50만 원을 지원하는 청년배당 정책을 강행하자 이 같은 비유와 함께 “청년실업 해결이라는 정책 목표와 거리가 먼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24일 인터뷰한 복지·재정 분야 전문가 중 대다수는 “성남시가 엉뚱한 곳에 예산을 쏟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당장 손에 몇십만 원을 쥐여 준다고 저소득층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취업 준비에 전념할 수 있을 거라는 건 매우 순진한 발상”이라며 “차라리 일자리와 구직자 간의 ‘미스매치’를 해결하는 데 예산을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

수혜 대상을 저소득층이나 미취업자로 좁히지 않은 것을 두고 “더 절실한 취약 계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업 여부와 무관하게 상품권을 주는 정책은 오히려 ‘배당만 계속 받겠다’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현물 지원이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성남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 50만 원이 큰돈은 아니지만 청년들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고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선 지방자치단체의 결정을 존중하고 잘못된 정책으로 판명 나면 선거를 통해 심판하면 된다”고 했다.

중학교 신입생 교복 무상 지원(1인당 현금 15만 원)에 대해선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복비보다 우선 지원해야 할 교육비가 많은데도 소득과 무관하게 교복을 지원하는 것은 대중영합적인 정책”이라고 했다.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김광윤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 산후조리원 등 새로운 시설을 설립하는 것은 민간과의 갈등과 지속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한 뒤 진행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진영 서강대 신학대학원 사회복지학 교수는 “민간 조리원이 공공 조리원과 경쟁해 전체적인 서비스 수준이 향상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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