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췌장암 환자의 83%가 영양실조
[한겨레]
80kg 넘던 스티브 잡스 암 수술 이후 50kg대로
암환자 63% 영양실조, 20%는 영양실조로 사망
평소 체중보다 2kg 살 찌는 것을 목표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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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의 신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평소 키가 180cm에 80kg이 넘던 거구였다. 그러나 2011년 사망 직전까지 50kg대 후반으로 체중이 20kg 이상 줄었다. 췌장암 때문이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 직원들에게 보낸 전자메일을 통해 "나는 미국 췌장암 환자의 1% 가령인 '아일렛세포 신경내분비계암'에 걸렸다"고 알린 바 있다.
소화기 관련 암에 걸린 환자들은 항암치료 이전부터 황달, 식욕부진 등의 원인으로 체중이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경우 식욕부진이 심해지면서 스티브 잡스처럼 체중 감소가 두드러진다.
실제 미국 뉴욕의대 종양내과 전후근 교수팀이 발표한 '암 환자의 식욕부진과 영양상태'(2006년)라는 논문을 보면, 췌장암 환자의 영양실조 발생률은 무려 83%에 이른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대표적인 소화기 계통의 암인 위암 환자의 영양실조 발생률도 83%였다. 10명 가운데 무려 8명이 영양실조 상태라는 것이다.
논문을 보면, 소화기암 환자의 영양실조 발생률이 높았는데 식도암 79%, 대장암 60%였다. 유방암 환자의 발생률이 가장 낮았는데도 36%나 됐다. 전체 암환자의 평균은 63%였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서도 암환자의 85%가 심각한 식욕부진을 호소하고 있으며, 전체 암환자의 80%가량이 영양상태의 주요 지표인 혈청 알부민 농도가 떨어져 있다는 논문을 발표한 적 있다. 이 때문에 암사망 환자의 20% 이상이 암이 아니라 영양실조로 사망한다는 추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암 진단을 받은 암환자들은 그동안의 식생활에 대한 반대 급부로 고기를 먹지 않고 약초나 채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사량이 부족하고 적절한 영양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체력이 빠르게 고갈돼 항암치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형미 영양팀장은 "치료를 받는 동안, 정상적인 세포를 만드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질 좋은 단백질을 비롯해, 몸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충분하게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력을 유지해야만 끈덕진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암 치료 중에는 평소 체종보다 2~4kg 가량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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