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노동자는 □□다' 물음에 "일개미, 못 배운 자들, 힘들다.."

박은하·윤승민 기자 입력 2013. 10. 14. 06:02 수정 2013. 10.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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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노동센터 설문, 대부분 부정적 인식 드러내.. 전문가 "정부·언론·노동자 모두 책임 있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노동자'이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비정규노동센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노동자를 '차별받는 사회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언론, 그리고 노동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평택비정규노동센터는 지난 6월과 지난 10일 평택지역 중·고등학생 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노동자에 대해 대부분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중국인' '동남아' 등 노동자를 상대적 저임금으로 육체적 단순노동을 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심지어 '거지' '장애인' '못 배운 자들'이라는 답변도 있다. 이 밖에 '일개미' '돈 버는 기계' '강철인간' 등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존재로 인식한 표현도 나왔다. 한 중학생은 '득이 없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고교생이 제출한 것 중에는 '힘들다'고 적어낸 답변이 유독 많았다.

청소년들은 노동자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느낌을 적었다. |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제공

남정수 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학생들 가운데 10% 정도만 노동자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노동에 대해 전혀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정규교육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교육과 언론이 노동에 대해 공정하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노동과 노동자를 그릇되게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창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노동교육도 필요하지만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어떤 모습인가도 중요하다"고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밝혔다. 2008년 3월 문을 연 평택비정규노동센터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근로실태 조사와 노동 상담, 법률 지원, 정책 제안, 관련법 개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 박은하·윤승민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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