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에 '혼'이 없다"

2009. 7. 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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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외국도서 '일본해', '다케시마'가 대부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국내 대학 도서관에 비치된 외국도서에는 동해(East of Sea)와 독도(Dokdo)가 없습니다."

성균관대 국사교육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강수연 씨는 2일 "국내 대학생과 외국인 유학생들은 도서관에 비치된 외국서적에서 `일본해'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 또는 `리앙쿠르 록스'로 표기된 세계지도를 보고 공부하고 있다"며 "국내의 무관심은 문제시하지 않고 외국기관과 단체 등에만 오류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 5월 9일 독도수호국제연대가 주최한 독도아카데미 9기생으로 입교해 6월 1일까지 다른대학 학생들과 독도교육을 받았다. 과제물로 모교의 도서관에 비치된 외국서적 중에서 오류를 찾다가 일본의 주장만 그대로 반영된 세계지도를 발견하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강 씨는 9기 동기생들에게 이 사실을 전파하고, 각자 모교로 돌아가 실태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9기생들이 수집한 각 대학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는 옥스퍼드대 출판 `더 옥스퍼드 아틀라스' 1978년 판과 1994년 판에 독도가 `다케시마', `리앙쿠르 록스'로 각각 표기된 것을 비롯해 각종 외국 서적에서 쉽게 잘못된 표기를 찾을 수 있었다.

성균관대 도서관에서는 `Sea of Japan'과 `Takeshima'로 표기된 책자를 접할 수 있었으며 국민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도서관에서도 똑같은 오류를 발견했다.

9기생도 중 10조에 편성됐던 강 씨를 비롯한 각 대학 학생들은 조사와 함께 잘못된 표기를 수정액 등으로 지우고 동해와 독도로 바로잡는 활동을 병행했다. 이들은 이 캠페인을 `대학 도서관 습격사건'이라고 규정하고, 9기생을 비롯한 10기·11기 생들에도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이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3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본청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해외 유학생과 함께 `다케시마·일본해 표기삭제 대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대학 도서관에는 영혼이 없다. 독도와 동해는 없고, 다케시마와 일본해만이 판치고 있다"며 "대학 도서관에 소장된 외국 도서, 출판물 중 90% 이상이 잘못 표기돼 있다. 대학 당국은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어 "대학 당국은 잘못 표기한 해당 외국출판사들에게 동해·독도로 바로잡아 수정판으로 교체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외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는 올바로 표기된 수정판으로 교육을 하라"고 촉구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대학 도서관뿐만 아니라 국내 외국어고등학교와 특목고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우리부터 변해야 바깥 나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 구립·시립·국립 도서관도 일제히 조사해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 대학의 도서관 관계자는 "어쩌면 일제 강점기를 거친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이왕 찾아서 수정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려고 한다면 조금 더 깊이 있는 조사와 수정판 또는 재인쇄판 등을 모두 찾아 변화된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부터 출판될 책과 수정될 책에 대해 바로 잡으면 될 것이고, 지난 역사에서 다케시마로 표기된 자료는 그런 억지 주장을 폈던 일본의 역사관을 입증할 충분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창근 독도수호국제연대 집행위원장은 "대학은 물론 국회, 정부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도서관에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며 "외국서적을 수입하는 업자와 이를 구매하는 도서관 담당자들도 앞으로는 내용을 상세하게 살펴 더 이상 잘못 표기된 세계지도를 비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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