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 실제 재판기록 보니..

2012. 1. 27.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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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전 교수 사법부 불신 여실히 드러나법정 박차고 나가고 무리한 증인 신청도 반복법원 "영화 일부만 부각… 재판부 잘못처럼 묘사"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이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사법부가 의도적으로 김명호 전 교수를 유죄로 몰고 갔다'는 영화의 주장이, 법원으로 향하는 비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불었던 '도가니' 열풍과도 비교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행이라는 사실관계가 명확했던 '도가니'의 경우와 '부러진 화살'이 일으키고 있는 파장은 그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도 영화가 불러온 파문이 확산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자 "사건과 재판과정의 실체적 진실을 정확하게 알리자"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 전 교수는 영화와 현실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법원이 편파적으로 재판한 '사법 테러'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김 전 교수의 생각은 공판 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1심 재판 도중 "판사들을 판사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기피 신청을 서면으로 하라"는 재판장의 주문에 "이미 거부를 했다"며 공판장을 박차고 나갔고, 재판 출석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항소와 상고심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 등에는 재판부를 향한 욕설이 난무할 정도다.

반복되는 증거 제출 부동의, 무리한 증인 신청과 재신청 등 재판 절차를 무시하는 일도 반복적으로 벌어졌다. 범행 이후 새로 범행현장에 CCTV가 설치됐다는 아파트 관리소 측의 설명에 그는 CCTV 설치 업자를 법정에 불러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박홍우 부장판사의 진료기록을 작성한 의사는 김 전 교수가 진료기록을 증거로 동의하지 않아 법정에 두 번이나 나와 증언하기도 했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끝낸 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 신청을 다시 요구하기도 하는 등 재판을 담당했던 한 판사는 "유ㆍ무죄 판단을 받기 보다 구속 기간 만료로 인한 석방이 목적이 아닌지 의문일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전 교수의 법정 진술도 번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1심 초반부에 "(석궁을) 고의로 쏘지 않았다"고 주장하다 후반부와 항소심에서는 "박 부장판사가 자해를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판사가 화살에 맞았지만 자신이 쏜 것은 아니라는 소극적인 부인에서, 아예 화살에 맞은 것조차 사실이 아니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법원은 이 같은 공판 기록을 보더라도 김 전 교수에 대한 판결에 문제의 여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공판 절차 과정에서 혈흔 대조를 하지 않는 등 일부 증거 확인에 소홀히 한 점 등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1심과 2심은 물론 대법원도 일관되게 ▦사전 답사와 연습 등의 범행 전 정황과 범행 후 빈 시위를 당기고 '죽이겠다'고 말한 정황 ▦석궁, 흉기, 노끈 등의 증거 ▦목격자 진술 ▦석궁의 구조와 위력에 대한 실험 결과 ▦박 부장판사의 와이셔츠 등 옷에 묻은 동일한 남성 혈흔의 유전자 분석 ▦박 부장의 손에 상처가 없는 등 석궁에 외력을 가하지 않았다는 정황 등의 근거를 통해 '결정적 증거인 부러진 화살이 없다'는 등의 김 전 교수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유죄를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항소심 공판기록과 달리 영화는 사법부에 문제가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만을 부각시켜 만든 허구임에도 이를 사실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 다음날 박 부장판사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었다는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재판에서 졌다고 석궁을 들고 간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 영화에 대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되, 지나치게 우리를 자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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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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