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어때?" 물었더니 검색해 답 찾는 1020

2012. 1. 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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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문자·SNS 소통 참는 법 몰라모바일 왕따·게임중독 사회문제 부각

◆ 화통한국 2012 / 모바일 네이티브 ② ◆#1중학교 2학년인 임수정(가명) 학생은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자리에 소변을 보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학교 친구들에게 욕설이나 금품 요구 내용이 담긴 휴대폰 문자(SMS)ㆍ모바일 메신저 등을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받는 등 집단 괴롭힘을 당한 기억 때문이다. 답문을 보내지 않거나 짧게 보내면 학교에서 실제 폭력과 괴롭힘으로 이어졌다. 임수정 학생은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직접 대면하지 않더라도 휴대폰을 통한 폭력이 멈추지 않았다.

#2성신여대에서 학부 강의를 맡고 있는 유상미 교수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에 빠져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을 수업에 동참시키는 것이다. 수업할 때 강의보다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학생들을 지적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때가 있을 정도다.

유 교수는 "성인인 대학생들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새글알림, 메신저, 문자 등을 바로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해한다"며 "수업시간에 고개는 들고 있지만 시선은 45도 아래 스마트폰에 고정돼 있다"고 한탄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생활에 적극 이용하고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부각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로 무장해 즉각적인 반응, 검색 등에 익숙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는 차분하게 기다리는 법이나 참는 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신중함이 부족하고 판단력, 사고력 등이 떨어지는 한편 모바일 왕따 등 사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모바일 네이티브는 휴대폰 문자와 SNS를 통한 단문형ㆍ즉각적인 소통에 익숙해 있다. 트위터에 글이 올라오면 그것을 휴대폰으로 본 즉시 내 폴로어들과 나누거나(리트윗) 의견을 개진(리플라이)한다.

상대방 감정이나 후폭풍 등을 고려하는 신중함이 부족하고 느낀 것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습성이 길러진 이유다.

한 현상을 다른 사안과 연관 짓는 넓은 통찰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검색하는 데 길들여져 있어 어떤 질문에 부딪히든 검색에 의존한다. 윤종록 연세대 융합대학원 교수는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에게 '이럴 때 네 기분은 어때'라고 물어봤는데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검색하려는 성향까지 나타났다"며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잃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상황에서 수시로 문자ㆍ뉴스ㆍSNS 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를 계속 확인하면서 다른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실제 미국 IT 전문잡지인 '퍼스널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조사한 결과 현대인들은 메시지가 오지도 않았는데 하루 34차례 이상 반복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확인습관(checking habit)'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 확인이 습관적이거나 강박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저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정보기기 발달과 홍수 속에 점점 단편적이고 단순하게 변해가는 사람들을 지적한 IT석학 니컬러스 카 의견이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에 맞아들어가는 셈이다.

특히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의 폭력은 이전 세대에 비해 더 잔혹하다. 최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생 5명 중 1명이 인터넷, 휴대폰 등을 통해 욕설 등 폭력을 겪은 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모바일 폭력은 피해자가 피할 틈 없이 24시간 내내 폭력에 노출되고 전파 속도가 빠르며 피해자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 또 모바일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문자나 카카오톡이 오면 못 참고 본능적으로 열어보게 된다.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성향이 길러지기 때문에 모바일 네이티브들은 참지 못한다"며 "빠르게 화면이 변하는 만화영화, 패스트푸드, 인공 수유 등에 모바일까지 더해지면서 그런 성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미래 사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것은 자명하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용어설명> 모바일 네이티브 : 초고속인터넷이 본격 보급된 1999년부터 시작된 디지털 혁명기 한복판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있는 10~29세를 지칭한다. 모바일 기기와 언어를 마치 특정 언어를 쓰는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면에서 '모바일 네이티브'라고 부른다.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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