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자리 펴고 저녁 먹으며.. 춥지만 즐거운 그들의 시위

2012. 1. 3.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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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민 4명, 한 달간 한미 FTA 반대 '과식 투쟁'
국회서 단식한 지역구 의원 비꼬며 길거리 저녁식사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새해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목소리를 계속 낼 겁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신소연(33)씨의 새해 목표는 '한미 FTA 반대' 움직임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강행처리 된 직후부터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태근 의원 사무실(성북구 동소문동) 앞에서 한 달간 반대 집회를 벌여왔다.

'집회'라고 하면 흔히'운동권'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신씨는 두 살 배기 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이자 회사원이다. 그리고 신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인근 주민들이 집회에 동참하며 규모가 커졌다.

집회에 동참한 주민들은 치과의사 정형근(48)씨, 무속인 박재용(42)씨,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의 활동가 윤원태(49)씨다. 성북구 주민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닮은 점도 없고 서로 알지도 못했던 이들은 지난달 30일까지 한 달 동안 한미 FTA 반대 '과식 투쟁'을 벌여왔다. 정태근 의원이 한미 FTA 비준 동의의 여야 합의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에서 단식을 했던 것을 비꼬는 의미도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집회 방식은 퇴근 후인 오후 7시쯤 정 의원 사무실 앞에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함께 저녁밥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이었다. 정색하고 구호를 외치기보다 함께 의견을 나누며 즐겁게 시위를 이어가자는 취지였다. 윤원태씨는 "추운 겨울에 한달 넘게 길거리 농성을 할 수 있었던 건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집회를 중단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등의 이슈에 가려 한미 FTA 반대가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했고, 혹한 추위도 견디기 힘들었다. 신씨는 "한 번은 회를 먹는데 상추가 얼어서 서걱거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농성장 앞을 지나며 "한미 FTA를 반대할 거면 차라리 북한으로 가라"며 막말을 하는 시민들의 말도 상처가 됐다.

하지만 응원해주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고 한다. 농성장에 슬그머니 도넛 상자를 놓고 간 시민, 몰래 피자를 배달시켜 준 주민이 있었고 3,000원을 건네고 간 70대 할아버지도 있었다.

이들은 공식 집회는 모두 마쳤으나 올해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한미 FTA 반대 목소리는 계속 낸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8일 경기 용인시에서 용인시민들이 여는 한미 FTA 반대 동네집회에 '원정'도 가 동네집회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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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택기자 highno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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