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중학생의 '폭행 일기'..고립과정 적나라

임경아 기자 2012. 1. 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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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ANC▶

학원폭력을 당해 온 중학교 1학년생이 쓴 일기 형식의 글이 경찰에 제출됐습니다.

아이들간의 사소한 폭력이 점차 진화하는 모습과 한 아이가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돼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기록됐습니다.

임경아 기자입니다.

◀VCR▶

13살 이 모 군이 서울의 한 중학교에 입학한 지 이틀째 날.

한 덩치 큰 학생이 다가오면서 악몽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대머리라고 놀리면서 때렸다. 하지만 덩치가 너무 커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날이 가면서 때리는 부위는 머리에서 가슴과 배, 등, 엉덩이까지 온몸으로 확대됐다고 일기에 썼습니다.

처음엔 이른바 1진 한명만 이군을 폭행했지만 점점 주변에 있는 대여섯 명의 학생들도 폭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합니다.

"얘들이 우리 반을 흔든다. 얘들 때문에 앞으로 내 인생이 험난해질 것 같다."

교복을 훼손하는 건 물론 옷이나 필기구를 빼앗고 "분필로 내 교복을 더럽히고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무릎이 까졌다"

5월이 되자 성추행이 시작됐고, '장난감 정전기 총'까지 가져와 괴롭혔다고 적었습니다.

때리는 곳도 교실에서 집, 지하주차장으로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주머니까지 털어갔다고 주장합니다.

"나한테 오천 원을 뺏고 방에서 푸시업과 얼차려를 시키고.."

가해 학생들은 시력이 나쁜 이군의 안경을 빼앗고, 헤매는 모습을 보며 즐기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중학교에 막 입학한 이 군에게 교실은 벗어나야 할 '악몽, 지옥, 홀로 내던져진 광활한 정글'로 묘사했습니다.

"방학이 하루 남았다. 성추행도 참아냈다. 버티자.."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임경아 기자 iamher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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