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강정마을 '미온대응' 후폭풍

김지선 2011. 8. 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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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경찰서 한숨ㆍ침울 '뒤숭숭'

(제주=연합뉴스) 김지선 기자 = 제주 해군기지 반대 측의 업무방해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책임을 물어 서귀포경찰서장이 전격 경질되면서 앞으로의 경찰 대응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와 해군이 반대단체와 일부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낸 '공사방해 금지 등 가처분 신청' 결정을 앞둔 만큼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한 강제 해산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25일 서귀포서장과 제주지방청 청문감사담당관을 맞바꾸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조현오 청장은 서귀포경찰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시민운동가 등 5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약 7시간 동안 사실상 무력화 상태에 있었다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제주청 안팎에서는 '서장이 장시간 갇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치욕'이라는 한숨 섞인 반응과 '누구라도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는 동정론이 교차하면서 침울하고 뒤숭숭한 분위기다.

서귀포서 관계자는 "우리는 나름대로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정신이 없고 암담하다"며 "위에서도 제주도의 지역적 정서를 좀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한편, 조 청장의 이날 전격적인 서장 경질은 지난달 21일 서귀포서를 방문했을 때의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청장은 당시 "이제 끌 만큼 끌어왔으니 더 이상 안된다.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불법행위에 맞설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며 엄중 대처 방침을 주문했다. 직후 청장이 탄 버스는 경찰서를 나서는 과정에서 반대측 시위대에 둘러싸여 한동안 정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

제주청은 이를 이유로 해군기지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경정급 인사를 단행, 서귀포서 경호ㆍ경비 관련 과장들을 대폭 물갈이하기도 했다.

신임 강호준 서귀포서장은 이취임 인사도 할 겨를 없이 이날 오후 바로 한라산 남쪽으로 직행했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청 정보과장과 제주서부경찰서장 등을 거친 그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과 마찰이 빚어지는 강정마을 현장을 어떻게 평화로운 모습으로 되돌릴지 관심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강 서장은 격의 없는 소탈한 성품이지만 업무에는 강한 추진력과 확고한 신념을 지녀 내부 신의가 두텁다"며 "해군기지와 관련된 불법행위에 대해 보다 엄중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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