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세 여아, 여름 오후, 범인 집서 당했다
'2008년 12월 나영(가명·8세)이를 납치해 성폭행한 조두순-일용직', '2010년 6월 서울 영등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8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일용직'…. 세상을 충격에 빠트린 두 사건은 모두 '전형적'인 아동 성폭행 사건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형사정책연구원이 10년간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을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아동 성범죄 유형은 '동네의 낯선 아저씨가 여름철, 아동 하교 시간인 오후 1~6시대 저지르는' 것으로 축약된다.
형사정책연구원은 11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강간·강제추행·성매수 알선 및 강요)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9095건을 분석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는 24일부터 재범 위험이 큰 성도착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자 약물치료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13세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의 연령이 7~12세인 경우가 44.9%을 차지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행 재범죄자는 84.6%에 달했다.
발생 시기는 역시 여름(32.6%)이 가장 많았다. 이어 봄(28.6%), 가을(23.9%), 겨울(13.9%) 순이었다. 하루를 5시간씩 4개 시간대로 분석한 결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발생 빈도가 37.8%로 가장 높았다. 저녁(19~24시:발생 빈도 23.4%), 밤(익일 1~6시:23.6%), 오전(7시~12시:15.2%) 등의 순이었다.
가해자의 신분은 '모르는 사람'이 60.6%로 가장 많았다. 아는 사람 중에는 친부 등 가족인 경우가 11.9%, 동네 사람 8.1% 등으로 많았다.
범행 장소는 가해자의 집 또는 직장(1688건·15.3%)과 피해자의 집(13.1%) 등 실내가 역시 많았다. 특히 가해자의 4.5%는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해 아이들이 정신적인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범죄자 중 징역 5년 이상을 선고받은 비율은 31.2%에 그쳐 그 처벌이 법정형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죄의 경우 징역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김영주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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