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막는 힘은 관심입니다

2011. 6. 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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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경북 성주에서 직업이 없는 처지를 비관한 20ㆍ30대 남녀 4명이 연탄불을 피운 채 동반 자살했다.

이들은 유서에 '취직이 안 돼 놀아서 어머니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죽는 게 죄스럽지 않고 그동안 고마웠다'는 내용을 적은 뒤 함께 목숨을 끊었다.

이미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한국 사회. 최근 들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선택인 자살이 하나의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회적 관심을 모으지 않으면 더 확산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은 2006년 23명에 불과하던 것이 2007년 24.8명으로 늘었고 2009년에는 31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자살자 수도 2006년 1만688명이었지만 2009년에는 1만5000명을 넘어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세상의 주목을 받는 자살이 잇따랐다. 카이스트에서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자살했고, 야구선수와 스캔들로 맘고생을 하던 송지선 아나운서가 얼마 전 목숨을 끊었다.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 씨(본명 최도식)도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세상을 등졌고, 프로축구 골키퍼 윤기원 선수와 승부조작과 관련된 축구선수 정종관 씨도 자살하면서 큰 충격을 줬다.

성주에서 집단 자살한 4명 중 한 명이 남긴 유서 중 '죽는 게 죄스럽지 않다'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우리 사회에 자살이 곤란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죄책감 없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현 건국대의대 정신과 교수는 카이스트 학생들 자살이 이어지던 것과 관련해 "당시 카이스트 학생들에겐 자살이 하나의 선택 가능한 대안으로 인식돼 버린 것이 큰 문제였다"며 "그러지 않은 사람들도 주변에서 실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자살이 '가능한 대안'으로 박혀 버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매 순간 불안 요소가 많은 한국 사회 특성과 저출산 고령화 시대의 고독함이 자살을 부추긴다고 입을 모은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학업 불안, 젊은층은 취업 불안, 중장년층은 생계 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이 같은 불안이 극에 달하면 자살이 하나의 선택이 되는 '불안성 자살'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보장과 복지제도를 보완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혼자 고민하지 않고 주변 사람과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등 작은 단위의 공동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정서적이고 감성적이라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성적인 대처보다는 정서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해 남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열등감, 사회적 박탈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소에는 자살을 제어할 장치가 있지만 다른 사람 죽음을 볼 때는 이런 제어장치가 풀어진다"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삶에 대한 의지력과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탄력성을 갖도록 개인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으로는 정부 지자체에서 사회 구성원이 정신 건강, 심리적인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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