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고엽제 철모에 담아 손으로 뿌렸다"

2011. 5.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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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DMZ 살포량, 한국 정부 50배 축소 발표"

안치용씨, 미 국방부 용역보고서 분석

비무장지대(DMZ)에 뿌려진 고엽제의 양이 지난 1999년 국방부가 발표한 양에 비해 무려 50배나 많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또 독성물질인 고엽제를 병사들이 철모에 담아 손으로 뿌렸다는 내용도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재미교포 안치용씨는 24일(현지시각) 자신이 운영하는 누리집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서 국방부의 발표와 미국 학자의 용역 보고서를 비교해 "국방부 발표가 50배 축소됐다"고 밝혔다.

 1968년 비무장지대에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사실이 1999년 언론의 보도로 알려지자, 같은해 11월17일 국방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살포량과 시기 등 전반적인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국방부가 밝힌 살포량은 모뉴론(제초제) 7800파운드(1파운드=약 453g)였다.

 그러나 안씨가 입수한 1969년 미 국방부의 용역보고서에는 살포량이 39만7800 파운드로 무려 51배나 많은 양이 살포된 것으로 나온다. 모뉴론은 분말 형태의 제초제로 맹독성 물질로 분류된다.

 국방부는 당시 모뉴론과 함께 '에이전트 오렌지'(맹독성 고엽제) 2만1000갤런(100갤런=378.5ℓ), 에이전트 블루 3만4375갤런 등을 1968년 4월15일부터 5월30일까지 비무장지대에 뿌렸다고 발표했다. 또 이는 '육군사'와 '화학병과 35년사' 등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표자는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으로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이었다.

 그러나 고엽제 관련 권위자로 알려진 오클라호마대학 알빈 영 박사가 미 국방부 용역을 받아 2006년 12월 국방부에 제출한 고엽제 보고서를 보면 1968년 한국 비무장지대에 뿌려진 고엽제 가운데 모뉴론의 양을 7800드럼, 39만7800파운드로 명시하고 있다. 영 박사는 1969년 1월2일 작성된 미군사고문단의 '식물통제계획 보고서'를 근거로 삼아 이와 같이 밝혔다. 에이전트 오렌지·블루의 양은 한국 국방부 발표와 같았다.

 이 보고서는 또 모뉴론을 한국 군인들이 손을 이용해 뿌리기도 했다고 적고 있다. 1968년 4월15일부터 4월28일까지 손 또는 기계로 1560에이커에 걸쳐 1에이커당 255파운드씩 모두 39만7800파운드를 뿌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날 안씨가 함께 공개한 '식물통제예규'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주한미군사령부가 미군사고문단에 하달한 문서로 고엽제 살포 절차 등을 상세히 지시하고 있다. 해당 문서는 1968년 3월30일 원주 미군기지에 전달된 것이며 전체 15쪽 가운데 8쪽만 입수됐다.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으로 이뤄진 이 문서는 살초제의 효능, 살포요령, 살포 뒤 정비요령 등을 상세하게 적고 있다. 이 문서를 통해 드러난 살포 방식을 보면 에이전트 오렌지 등은 호스길이가 6피트인 3갤런짜리 분무기로, 또 분말인 모뉴론은 군인들이 철모에 담아 손으로 뿌리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당시 베트남에서처럼 비행기를 이용한 살포 등을 고려했으나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접경 지역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히고 있다. 살포내역은 3급비밀로 분류해 매일 보고하도록 했고 절대 좌표를 보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해당 예규는 기밀문서(CONFIDENTIAL)였다고 안씨는 밝혔다.

 ♣H6s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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