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도 "안돼" 풍력도 "안돼" 태양광도 "안돼"

이석우 기자 yep249@chsoun.com 2011. 5. 10.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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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조력은 갯벌 파괴 풍력은 소음 공해", 입지선정에 문제제기

"우리는 풍력(風力)이 좋네 나쁘네 이런 것을 따지러 온 것이 아니여. 군수님이 그냥 백지화시켜 주면 되니까 설명이고 뭐고 필요 없어."

지난달 29일 오후 전북 무주군 덕지리 정보화마을회관에 홍낙표 무주군수가 들어서는 순간 주민들의 고성(高聲)이 튀어나왔다. 100여명의 주민은 "주민 피해는 없다"는 홍 군수의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주민들과 합세한 전북녹색연합 관계자는 "무주풍력발전단지는 자연생태 1등급지에 들어서는 것이어서 환경파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무풍면은 작년까지만 해도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지만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선다는 말이 돌면서 환경단체가 가세하고, 주민들도 찬·반으로 나뉘어 시끄러워졌다.

총 사업비가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천만 조력발전소(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발전소) 건립계획도 환경단체와 강화도 어민들의 사업 백지화 요구에 부딪혔다. 지난달 초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해 강화문예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어민들이 입구를 막아 무산됐다. 인천환경운동연합측은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인천 강화 갯벌이 파괴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친(親)환경적 발전으로 환영받던 풍력·조력·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세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주장해 왔던 환경단체들이 반대운동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입지 선정이 잘못돼 환경이 파괴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건설 계획이 발표된 대부분의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의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다. 조력은 갯벌 파괴, 풍력은 소음공해, 태양광 발전은 태양광 패널 설치 과정에서 숲이 파괴된다. 원전은 위험하고, 석탄·석유발전은 대기를 오염시키며, 수력발전은 대규모 수몰지구를 만들어 환경을 파괴한다. 환경단체들이 저마다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기존의 발전방식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모두 '환경파괴의 주범'이 됐다. 전문가들은 "풍력은 이 단체 반대로 안 되고 태양광은 저 단체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국내에선 어떤 발전도 하지 말자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국내 전체 발전설비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지만, 환경단체의 대표적인 반대운동 대상이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원전은 핵 재앙을 가져 온다"며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나섰다.

대표적 예가 삼척시 다. 삼척시는 작년 12월 근덕면 덕산리와 부남리 일대 662만㎡(약 200만평)에 원전을 유치하겠다는 신청서를 한국수력원자력에 제출했고 지난 3월 실사도 받았다. 그러나 원전 유치 백지화를 위한 위원회가 결성돼 "핵은 그 자체로 위험한 시설"이라는 주장을 펴며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변우혁 고려대 교수(환경생태공학부)는 "환경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 발전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며 "우리 현실에 맞는 발전 방식에 대해서는 환경단체도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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