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철도>올 1~3월 하루에 1건꼴.. 안전의식 고장난 '폭주기관차'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 2011. 5. 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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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간 사고·고장 82건.. 전년 동기대비 22%↑

최근 철도사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고 있다. 사고 유형도 고속철도(KTX)는 물론, 수도권 전동차, 무궁화호 등 차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 노선도 전국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전대미문의 철도안전 불신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철도운영 시스템에 대해 총체적인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9일 코레일에 따르면 KTX의 고장, 사고건수는 2009년 23건에서, 지난해에 53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고, 올해는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25건을 기록하고 있다. KTX가 안정적으로 운행됐던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3년간 연평균 26건의 고장이 발생했던 것에 비교하면 평균 1년치 KTX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KTX 등 코레일이 운행 중인 철도의 사고·고장 건수는 총 82건으로 석 달간 하루에 1건꼴로 사고와 운행장애가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지난 주말에도 KTX는 이틀간 연이어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오후 2시20분쯤 부산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130호 열차가 천안·아산역을 지나면서 맨 끝 객차(18호차)에서 심한 소음이 나고, 크게 흔들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는 정상속도의 절반인 시속 170㎞ 이하로 낮춰 운행해야 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 7시20분쯤 서울로 가던 KTX 606호 열차가 김천·구미역 인근 선로에 멈춰서는 사고가 일어났다. 열차바퀴의 온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면 열차를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차축온도감지장치'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이다.

KTX 외에도 지난 4월29일에는 강원 원주시 중앙선 만종역에서 코레일이 파업대비용으로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 중인 '대체 기관사'가 승객 200여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를 실습 운전하다 급정거하면서 판매 승무원, 승객 등이 척추 등을 크게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시속 30㎞로 달려야 할 구간을 95㎞가 넘는 속도로 '돌진'하다 일어난 이 사고에 대해 "승객들이 '실습용'이냐", "코레일이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월11일 광명역 터널에서는 지난 2004년 KTX 개통 이후 처음으로 탈선사고가 발생해 열차가 궤도가 아닌 자갈길을 300m나 달린 대형사고가 터졌다. 또 수도권 전철 분당선 죽전역에서 전철이 탈선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아찔한 사고와 고장이 반복되자, 코레일은 KTX 정비점검을 항공기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수송안전실에서 안전실을 독립시켜 사장 직속으로 개편하는 등 각종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말부터 2급 이상 전직원을 주말에도 비상근무시키고 있으며, 이사급을 비롯한 고위간부 전원은 사고발생 시 즉시 수리될 수 있도록 일괄사표를 제출한 상태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인력감축을 시작으로 최근 수년간 누적된 안전 문제가 한계점에 다다르면서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대변인실 관계자는 "KTX는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갖춰져 있어 조그마한 이상이 발견되면 안전매뉴얼에 따라 열차를 세운 뒤 점검을 받고 출발하게 돼 있다"며 "안전지표 중 하나인 정시율의 경우 KTX는 세계 최고수준이며 최근 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안전'에 두고 전 분야에 걸쳐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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