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안 갈거면 국사 하지마?"

2011. 4. 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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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고3 학생들이 서울대학교 지망생이 아니면 입시에서 국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국내 대학중 서울대가 유일하게 국사를 입시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 3교실에서는 국사 과목을 개설해도 수강을 기피해 역사교육 부실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 초 한나라당과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대학에 국사의 입시 필수과목 지정을 유도하기로 했지만 성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5일 본지가 국사·한국근현대사 사설연구소인 '강민성 연구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 66만5206명중 3만9656명(5.9%)이 올해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실은 전 EBS 강사 출신인 강민성 비상에듀 대표강사가 운영중이다.

강 연구실장은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만 국사를 선택하다보니 중하위권 학생들은 내신하락을 우려, 국사를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3 교실에선 국사수업을 아예 빼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1학년 때도 한 학기 정도만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배워 조선시대 이후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고3, 조선시대 이후 역사 부실교육"

연구실은 지난 3월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학력평가에서 총 응시학생 55만2172명중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5만6082명으로, 전체 수험생중 10.2%에 해당되지만 실제 2012학년도 수능에서 국사를 선택할 학생은 5.9%인 3만9656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시행된 학력평가에서도 9만281명(16.3%)이 국사를 선택했으나 실제 시행된 2011학년도 수능에서는 6만3838명(9.5%)으로, 2만6443명이 감소한 바 있다.

현재 고 1·2학년의 한국사 기피현상은 더 심각하다. 고3 학생들의 경우 수능 한국사 필수과목 선정에 대해 찬성(48.4%)이 반대(40.7%)보다 많았으나 1·2학년은 오히려 찬성(39.7%·41.9%)이 반대(44.0%·49.2%)보다 적었다. 국내 1위 인터넷강의업체 메가스터디가 최근 전국 고교생 회원 3만19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반대 이유는 '수능부담 증가'가 40.8%로 가장 많았고 '다른 과목과의 형평성 문제'(31.6%), '학습분량 과다'(22.9) 등이 주로 꼽혔다.

■교과부 제지도..대학은 "글쎄"

교과부는 이 같은 국사 기피현상을 막기 위해 각 대학에 입시과목에서 국사를 필수화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관리팀 관계자는 "각 대학이 최근 제출한 2012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국사가 지난해에 비해 강화된 학교는 없었다"며 "대교협에서 강화를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오히려 국사 필수과목을 지정하려던 시·도교육청 정책을 제지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초·중·고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을 개정, 고시하면서 '한국사'나 '동아시아사' 중 한 과목을 고교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한 것을 월권행위라고 저지한 것. 교과부는 "필수과목 지정은 초중등교육법 제23조 2항 및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부 장관의 권한"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의 역사교육 필수 이수과목 지정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자체적인 지정은 현행법 위반"이라고 해명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 손호준 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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