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가 가짜란 결정적 증거

채성진 기자 dudmie@chosun.com 2011. 3. 1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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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장자연 자살후 바뀐 영화제목(정승필 실종사건), 장자연이 썼다는 편지에 등장

SBS가 보도한 ' 장자연편지'를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모(31)씨가 만든 가짜라고 경찰이 판단한 근거는 크게 4가지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6일 편지 진위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에서 "영화 '정승필 실종사건'에 대해 언급한 편지 내용을 보고 '가짜 편지'임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설명은 이렇다. 장자연씨는 2009년 3월 자살했다. 장씨는 자살 직전 '그들이 온다'라는 영화를 찍었고, 이 영화는 장씨가 자살한 후인 2009년 6월 제목이 '정승필 실종사건'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해 10월 개봉됐다. 그런데 전씨가 '장자연이 보낸 편지'라며 보관하다 경찰에 압수된 발신일시 미상의 한 편지에 영화 '정승필 실종사건'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장씨가 살아있을 때는 영화 제목이 '정승필 실종사건'이 아니라 '그들이 온다'였기 때문에 장자연씨가 이 편지를 썼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은 말했다.

둘째로 전씨가 작성한 2008년 10월 12일자 진정서에 '(장씨가) 해외 접대골프를 가지 않아 차를 빼앗겼다'는 부분이 있는데 경찰은 이것이 2009년 2월에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가 장자연씨 편지라고 주장한 50통 230페이지의 편지글을 분석한 결과, 언론에 공개된 것 외에 장자연씨만 알 수 있는 개인적 내용이나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 적힌 편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문 스크랩 등을 통해 장자연씨 관련 사실을 알아낸 전씨가 언론에 공개된 장씨의 자필 문건을 보고 필적을 연습해 가짜 편지를 만들어 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2009년 6월 부산구치소 교도관이 작성한 전씨의 면회자 접견 내용 기록에 "자연이 편지 온 거 사실 (인터넷에서) 퍼온 건데"라는 전씨의 말이 나와 있다고 했다. 경찰은 "전씨가 시나리오를 쓰는 등 글솜씨가 뛰어났다" "전씨 글씨체는 흘림·정자·여성필체 등 여러 개"라거나 "전씨가 하루 5~6통의 편지를 작성하는 모습을 봤다"는 동료 재소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세 번째 근거는 전북정읍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장자연씨와, 초·중학교는 전남강진, 고교는 광주광역시에서 다닌 전씨의 성장 배경이 판이해 친분관계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경찰은 "장자연씨가 12차례 면회 왔다"는 전씨 주장도 면회 접견부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고, 장씨와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우편물 대장을 확인한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또 경찰이 전씨로부터 압수한 물품에서 소인(消印) 날짜와 우체국 고유번호 부분을 오려낸 편지봉투 복사본 등이 확인됐다. 경찰은 전씨가 이런 자료를 조합해 '가짜 편지봉투'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마지막으로 경찰은 전씨가 2006년 1월부터 작년 8월까지 관계망상(關係妄想·아무 근거 없이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자기와 관계짓는 것) 증세로 수십 차례 치료를 받았던 병력(病歷)을 제시했다.

전씨를 면담한 경찰청프로파일러(범죄심리를 분석하는 경찰관)들은 "전씨가 무분별하게 과시하는 말을 사용하고 사고(思考) 과정에서 장애를 보였다"며 "정신분열증 초기 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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