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춘 사의.. 한화비자금 수사 차질 예상

이재우 2011. 1. 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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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등 그룹 관계자 불구속기소할 듯검찰, 한화 수사방향 "말씀드릴게 없다" 함구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강골'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이 28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한화그룹 임원들에 대한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청와대와 법무부로부터 '과잉수사'라는 지적과 함께 교체 압력을 받은 것이 사표 제출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 비자금 수사는 노선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우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물론, 앞서 영장이 청구된 홍동옥 전 한화그룹 재무담당임원(CFO) 등 계열사 임원 5명을 불구속기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에 대한 영장청구를 진두 지휘한 남 지검장이 '과잉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불명예 퇴진한 상황에서 검찰이 섣불리 총대를 메려 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남 지검장은 지난해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한화·태광그룹 비자금 수사를 하명(下命)받아 수사를 기획총괄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지난해 9월 한화그룹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계열사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홍 전 CFO 등 관계자 30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그룹 총수 등은 1회 소환 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던 특수수사 관행을 깨고 김 회장을 3차례 불러 조사하는 한편, 불법증여 혐의로 김 회장의 장남인 동관씨도 조사했다.

전광석화 같은 검찰의 행보를 두고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남 지검장의 과거 수사경험을 들어 검찰이 재벌 비리를 밝혀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비자금 규명을 위한 징검다리였던 홍 전 CFO에 대한 구속영장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기각되면서 수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여론은 대규모 압수수색과 소환조사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부정적으로 변했다. 먼지털이식 수사, 별건 수사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재계는 검찰 조사로 인해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어렵다'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에 남 지검장은 지난해 12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한화그룹 수사는 전형적인 '기업비리 수사'며 김 회장은 명백한 배임이다"는 반박글을 올렸다 피의사실공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지난 24일 보강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한 홍 전 CFO에 대한 영장이 재기각되면서 남 지검장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검찰이 지난 5개월간 한화 관련해 영장을 청구한 8명 중 영장이 청구된 경우는 한화벤처투자 최광범 전 대표가 유일하다.

검찰 내에서조차 '영장에만 집착한다'며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지검장 경질설이 나돌자 남 지검장은 고심 끝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쟁 중에 수장을 잃어버린 검찰은 현재 술렁이고 있다. 남 지검장의 사퇴와 관련, 일절 함구한채 향후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릴게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남 지검장의 낙마를 계기로 한화 비자금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게 될지 검찰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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