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연쇄 산불.. 해운대 '불다람쥐' 경계령

부산=윤주헌 기자 calling@chosun.com 2011. 1. 16. 06: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봄 부산 장산에 9건 연쇄 산불, 12월에도 3차례 발생해 대대적 모의훈련

"경찰 공무원 200명, 소방 공무원 45명, 구청 공무원 50명, 헬기 3대, 소방차와 순찰차 37대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훈련을 펼쳤습니다." 해운대구청 늘푸른과 관계자는 이달 7일 부산시 해운대구 장산에서 있었던 산불 대응 기관합동 모의훈련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국에서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이 훈련이 벌어진 이유는 계속되는 산불 때문이다. 방화인지 실화인지도 분명치 않은, 증거도 단 하나도 없는 '미스터리 연쇄 산불'이 해운대와 인근 울산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장산에서는 작년 12월 한 달 동안 3차례 불이 났다. 이곳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울산시 마골산과 염포산에서도 같은 달 11일 불이 났다. 30분 간격으로 발생한 불은 약 320만원 어치의 피해를 입히고 14시간 만에 진화됐다. 단순 화재지만 울산과 해운대에서 긴장하는 이유가 있다. 이 지역들은 연쇄 산불로 이미 한 번 호되게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장산에서는 작년 3월 28일부터 5월 5일까지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무려 9건의 산불이 났다. 울산은 더 심하다. 이번에 불이 난 마골산과 인접해 있는 봉대산에서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총 90건의 산불이 나서 41.53㏊에 있는 나무를 모조리 태웠다. 봉대산에 연쇄 산불이 나자 주민들 사이에서 "불을 지르고 다니는 불다람쥐가 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해운대구에서 이번에 모의훈련까지 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이 '불다람쥐'가 다시 돌아왔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울산 봉대산과 해운대 장산을 넘나들며 불을 지른다고 의심받는 불다람쥐가 한창 활동할 당시 특징은 ▲날씨가 추운 11월부터 2월까지 주로 활동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불을 지르며 ▲불을 냈던 곳 인근에 다시 불을 낸다는 것이었다. 울산시 북구청의 한 관계자는 "예전 연쇄 산불이 났던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방화범에 우리나라 최고 포상금인 3억원을 약속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림피해와 진화비용을 따져보면 1년에 8억원 정도 예산이 낭비되고 있어 전혀 아까운 액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 울산 동구청은 작년에 2억8000만원을 들여 봉대산과 마골산 11곳에 야간촬영과 360도 회전이 가능한 최신식 산불감시용 카메라를 설치해 24시간 감시하고 있지만 불이 났던 곳은 미처 찍지 못했다.

다행히 이달 들어선 산불이 나지 않았다. 해운대 구청 산림관리팀 권영식 주무가 말했다. "지금 잠잠한 것 보니 동면(冬眠)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불다람쥐든 뭐든 간에 다시는 산불을 내지 못하도록 반드시 잡을 것입니다."

  • 민주 "황우여 의원, '대법관을 개신교 신자로' 발언"

  • 의자 5800개 바꾼 KBS… 연말에 갑자기 왜?

  • "정신 나간 목사가 북 가서는…" 안보 현실 꼬집은 김문수

  • 조국 "민주당 일부로부터 거센 비난… 후진 진보 짜증나"

  • 일본은 온천 유명한데, 굳이 한국 사우나 찾는 이유는?

  • 항공기 안에서의 성관계, 어느 나라 법으로 처벌할까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