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살 고려대 교수는 왜 자살했을까..뒤늦은 자살 원인 공방

2010. 10. 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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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신의 연구실에서 자살한 고려대 사범대학 조교수인 정모(41)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리려는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면서 자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대 운초우선교육관 7층 자신의 연구실에서 목을 맨 채 숨져 있던 정씨는 경비원 김모씨와 정씨 아내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려져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으나 공개되지 않아 가정불화, 타교 출신으로 인한 교수 사이에서의 따돌림, 재임용 관련 스트레스 등 자살 원인에 대한 갖가지 설이 떠돌았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은 대학내 부당한 권력관계에 의한 희생이었다는 주장이다.

해당 글을 올린 제보자는 정 교수가 멘토로 활동하던 영어소모임의 회원으로 고대 재학생. 그는 "3개월 전 정 교수가 학교 내에서 대학원생 여자 조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교내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됐고 이를 주도한 이들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A조교와 그의 지도교수 B교수다"라고 밝혔다.

그는 "학계에서의 입지가 넓은 B교수의 총애를 받고 있던 A조교가 지도교수와의 친밀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해 정 교수는 평소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A조교가 학생들의 답안지를 편파적으로 채점한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팔을 잡았다"고 신고를 당하게 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정 교수는 학교측으로부터 조사를 받으면서 핵심과 관련이 없는, 개인활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영어소모임에 대해 "무슨 영어 사조직을 운영한다던데 학생들을 억지로 가입시켜서 뭘하는 거냐", "영어를 가르쳐준답시고 학생들을 따로 불러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등의 인신공격적인 질문까지 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정 교수는 학자로서 추문에 연루됐다는 수치심과 사건을 확대해석하고 일방적으로 조교를 두둔하는 학교측과 B교수를 보면서 대학 내 뿌리 깊은 줄세우기 관행에 자괴감이 밀려왔을 것이라고 제보자는 설명했다.

이같은 정황은 유족의 요청으로 경찰조사 과정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교수의 지인들과 조문객들에게 그 내용이 일부 알려지면서 B교수와 A조교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져 나왔고 지인들을 중심으로 정 교수의 명예회복을 위해 행동하자는 의견들이 모아지면서 한 젊은 교수의 자살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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